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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이 내린 곡물 퀴노아' 강남아줌마들 반한 이유?
[헤럴드경제=한석희·이정환 기자]요즘 건강을 생각한다는 주부들의 블로그 포스팅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퀴노아다. 미국이나 일본 캐나다 등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던 일부 강남 아줌마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인기를 끌던 것이 이제는 건강 밥상의 필수품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퀴노아로 밥짓는 방법에서부터 퀴노아 샐러드까지 퀴노아 매력에 푹 빠진 주부들의 블로그는 하루에도 수없이 생산되고 있다. 100점 만점에 100점을 줘도 모자랄 정도로 ‘신이 내린 곡물’이라는 수식어가 빠지지 않는 팔방미인 퀴노아의 비밀 속으로 들어가 보자.

▶‘가난뱅이 중 가난뱅이’만 먹던 곡물에서 ‘슈퍼푸드’로…인생역전 퀴노아=‘신이 내린 곡물’, ‘잉카제국의 슈퍼곡물’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퀴노아만큼 인생역전의 곡물도 많지가 않다. 퀴노아는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가난뱅이 중 가난뱅이’만 먹던 곡물로, 닭모이로도 주지 않을 만큼 천대받았다. 그러던 것이 최근엔 주요 산지인 볼리비아 주민들은 너무 비싸 먹지도 못할 정도로 귀하신 몸이 됐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퀴노아 값은 세 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한 볼리비아 국민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퀴노아는 주식이었는데 그 덕에 어머니가 100세까지 사셨다”면서 “이제는 가격이 너무 올라 한 달에 한 번 먹기도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퀴노아는 귀하신 몸이다. 롯데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올가니카의 ‘천보 퀴노아’는 500g 기준으로 2만2800원이다. 일반 잡곡이나 쌀에 비해 배 정도 비싼 셈이다.

하지만 비싼 몸값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여전히 ‘퀴노아’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유엔 국제농업기구(FAO)는 지난해를 ‘세계 퀴노아의 해’로 정하기도 했고, 미 항공우주국 NASA는 퀴노아를 우주인 식량으로 개발을 검토하기도 했다. 심지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식량 안보 차원에서 퀴노아의 영양적, 경제적, 환경적, 문화적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며 “식량 생산을 늘리고 빈곤을 줄이는 영양이 많은 음식이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강남 아줌마들이, 그리고 건강을 좀 생각한다는 블로거들이 ‘퀴노아’에 열광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다 보니 퀴노아의 판매량도 만만치 않다. 실제 롯데마트에 따르면 ‘천보 퀴노아 혼합 7곡’(800g)의 지난달 매출은 지난해 6월에 비해 110.8%가 늘었다. 불과 9개월 사이에 배 정도 매출이 늘어난 셈이다.


▶100점 만점에 100점…완전식품 퀴노아=강남 아줌마들 사이에서 퀴노아는 ‘팔방미인 곡물’ 첫 손가락에 꼽히곤 한다.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은 퀴노아가 두뇌 활동을 빠르게 해 준다는 입소문에, 채식주의자들은 완벽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퀴노아를 애용하곤 한다. 이 뿐 아니다. 곡식 중엔 유일하게 나트륨이 없을 뿐 아니라 다이어트, 항암효과, 골다공증 예방까지 퀴노아의 매력은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퀴노아는 다른 곡물과는 다르게 우유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단백질이 풍부한 데다 알레르기 유발물질로 지목되는 글루텐이 없고 식이섬유, 칼슘, 철분, 아연, 칼륨 등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 완전식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퀴노아는 식이섬유가 많아 포만감을 높이므로 체중조절이 필요한 고혈압, 고지혈증 환자에게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퀴노아는 GI수치(혈당지수)도 현저히 낮아 당뇨 환자 및 고혈압을 동반한 비만 환자에게 주식으로 적합하다.

퀴노아에는 또 쌀보다 2배나 되는 단백질과 8가지 종류의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때문에 퀴노아는 채식주의자의 훌륭한 단백질원이 되며, 자칫 단백질이 부족할 수 있는 한국 식단에도 좋다.

단백질 외에도 칼슘이 쌀의 7배, 철분은 20배, 칼륨 6배 등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월등하게 함유돼 있어 영양학적 가치도 높다. 특히 퀴노아 껍질에는 인삼에 많기로 유명한 ‘사포닌’이 함유돼 있다. ‘사포닌’은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며 강력한 항염ㆍ항암작용을 하기도 한다.

▶다이어트에 노화방지까지…잔병치레 걱정 뚝=볼리비아 고산지대에 살던 원주민들은 예전부터 힘든 노동 후엔 퀴노아를 갈아 만든 음료로 원기를 보충하며 고산병을 예방했다고 한다. 또 이곳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퀴노아를 먹어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성장했다는 얘기도 있다. 안데스 지역 학자들은 퀴노아가 고산병, 뼈에 생기는 병을 예방하는 데 특효가 있고 소화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실제 퀴노아에는 근육과 골격을 구성하는데 필수적인 ‘라이신’, ‘인’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노화로 인한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라이신은 또 골다공증뿐만 아니라 머리카락이 잘 자라도록 하며, 백내장을 예방해주기도 한다.

퀴노아를 꾸준히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으며, 퀴노아에 풍부하게 함유된 ‘마그네슘’은 심장의 압력을 적절히 조절해 불안정한 혈압을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시켜주는 효능도 있다. 특히 강력한 항산화작용을 하는 ‘망간’과 ‘셀레늄’이 풍족하게 함유돼 있어 노화를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퀴노아의 단백질은 많은 동식물 조직에 있는 단백질 중 가장 완벽해 어린이 이유식이나 노인들의 건강식으로도 제격이다.

■퀴노아는 어떤 곡물

퀴노아는 안데스 산맥 속에서 수천년간 자라온 신비의 곡식이다. 안데스 산맥은 남아메리카의 태평양 기슭을 따라 남북으로 뻗은 산맥으로 히말라야 산맥 다음 가는 높은 산맥이다. 퀴노아는 해발 2500m 내지 4000m의 고지에서 자라며, 섭씨 영하 3도 내지 섭씨 35도에서도 잘 자라며 시금치와 비트(Beet), 회전초(Tumbleweed)와 비슷한 종류의 식물이다.

퀴노아는 잎도 채소로 사용되지만 주로 씨가 곡물로 이용된다. 잎ㆍ줄기ㆍ꽃ㆍ열매 등의 형태는 밭잡초인 명아주와 흡사하다. 서늘하고 건조한 고산지대에서 적응력이 매우 강하며, 열매의 외피에 사포닌이 다량 함유돼 있어 맛이 쓰기 때문에 곤충이나 새들이 기피해 병충해도 별로 없는 편이다. 페루어로 ‘곡물의 어머니’란 뜻으로 쌀보다 작고 둥근 모양에 검정색, 붉은색, 갈색 등 색이 다양하다. [도움말:김성웅 구로 제통한의원 원장]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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