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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공도서관, 평생교육 場으로
세계의 공공도서관

자동도서분류기 갖춘 뉴욕 공공도서관
축구장 3분의 2길이 컨테이너 벨트 설치
시간당 도서 7500권 자동으로 분류

회의장·어린이집 갖춘 英 ‘아이디어스토어’
주 7일 운영…대학교와 평생학습 연계도

‘제록스, 폴라로이드 카메라, 리더스 다이제스트….’

이들의 공통점은?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발명품이자 잡지다. 또 한가지, 모두 뉴욕 공공도서관에서 발굴된 아이디어가 단초가 돼 세상에 나왔다는 점이다. 제록스는 변호사이자 아마추어 발명가 체스터 칼슨이 매일 밤 뉴욕 공공도서관에서 물리학 논문과 씨름하며 얻은 결과물이다. 지금은 비록 발행이 중단됐지만 한때 전 세계에서 140만부 발행을 자랑했던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드윗 월리스가 이 도서관 정기간행물실을 매일같이 드나들며 고안해낸 작품이다.

뉴욕 공공도서관에 설치된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도서분류기.

세계 공공 도서관은 단순히 도서 대출기능에 머무르지 않았다. 창업센터, 공연장, 쇼핑센터, 건강보건소까지 지역 생활과 밀착된 여러 기능을 복합적으로 수행하며 지역민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까지 끌어들이는 지역 명소로 자리하고 있다.

▶다문화 도시의 상징 뉴욕 공공도서관=뉴욕 공공도서관은 다민족, 다문화 도시인 뉴욕 지역 문화의 상징이다. 소장 자료와 정보를 모두 무료로 개방하고 있으며 지역민의 평생학습을 돕고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커뮤니티 역할도 소화한다.

세계적인 공연장인 링컨센터에 있는 예술분야 도서관을 비롯해 85개 지역 분원을 두고 있다. 본원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도서분류기를 갖추고 있다. 2010년 4월에 도입된 이 분류기는 축구장의 3분의 2 정도 되는 길이의 컨테이너 벨트 위로 도서가 서서히 이동하면서, 디지털 도서 정보를 레이저로 읽힌 뒤 각 도서가 가야 할 분원에 해당하는 카트에 자동으로 담기도록 한 것이다. 이전에는 1억권이 넘는 책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분류했지만, 기기 도입 이후 시간당 7500권을 자동으로 처리하고 있다. 분원에는 의료건강정보센터가 있어 지역민의 건강까지 돌본다. 건강 관련 강좌는 기본이다. 이력서 작성법, 면접 전략 같은 구직자를 위한 강좌도 인기다. 러시아어,스페인어, 중국어 등 다국어로 안내하는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뉴욕시민에게 족보를 찾아주는 ‘가계역사 발견하기’ 등의 여러 강좌와 비틀스의 미국 방문 50주년을 기념한 멀티미디어 전시회 ‘신사숙녀 여러분…비틀스입니다!’가 진행 중이다.


▶쇼핑센터와 도서관의 만남…英 아이디어 스토어=영국 자치구 타워햄릿츠의 아이디어 스토어는 우리 지자체가 곧잘 벤치마킹하는 공공 도서관이다. 런던 32개 자치구 중 하나인 타워햄릿츠는 전체 인구 중 방글라데시인(27%) 등 51%가 다인종이며 22%가 실직자로 빈부격차가 극심한 지역이다. 지역민의 경제자립과 지역 통합을 위해 발전시킨 아이디어 스토어는 현대식 건물에 도서관뿐 아니라 커피숍, 회의장, 평생학습시설, 어린이집을 갖춘 공공시설이다. 의도적으로 쇼핑센터와 가깝게 지어 쇼핑을 한 뒤 쉼터로서의 기능도 덧붙였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 7일 저녁시간에까지 운영된다. 지역민을 상대로 한 사전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일요일에도 개관하기’ ‘쇼핑센터 두기’ 등 희망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다. 

영국 자치구 타워햄릿츠의 아이디어스토어.

2002년부터 세이프웨이 근처 ‘보우’ 등 7개 아이디어 스토어가 건립됐다. 2002년 50만명을 겨우 넘던 방문자 수는 7년 뒤인 2009년 200만명으로 급증했다. 2000년만 해도 타워햄릿츠 전체 도서관 이용자 수가 100만명이었던 점에 미뤄 고무적인 증가세다. 타워햄릿츠의 도서관 이용 인구비율은 56.6%로 국가 전체 평균 48.5%를 월등히 앞선다. 현재 아이디어 스토어에는 연간 800개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타워햄릿츠대학교와 협력한 평생학습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모퉁이 대학교’의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건립 및 운영 예산은 기존에 있던 성인교육 빌딩을 매각해 충당했다.

▶환상과 꿈을 심는 일본 어린이도서관=일본에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도서관이 잘 발달해 있다. 국공립만 2700개, 민간 가정문고가 6000곳이 넘는다. 한 구에 7~8개, 많게는 18개의 ‘작은도서관’이 자리해 있다. 공공도서관에는 대개 1층에 어린이실이 설치돼 있다. 영유아가 기어 다니면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매트가 깔려 있다. 서가는 아이들 눈높이를 고려해 나즈막하다. 유아 독서 촉진 운동인 ‘북스타트 운동’과 연계한 책 읽어주기, 인형극, 손유희, 과학놀이 등 다양한 유아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영유아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도서관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일본 어린이도서관

이 밖에 공공도서관에선 이민자들을 위한 다문화 코너, 장애인을 위한 녹음도서와 점자책 제공, 병원 환자를 위한 대출, 외출 불가능한 자를 위한 택배 서비스, 소년형무소를 위한 순회대출, 이동형 도서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쿄 네리마구의 보건소에 설치된 소아병원 도서관서비스 ‘캉가루문고’가 유명하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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