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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 정태일> 어색한 악수…불편한 동거 전주곡?
지난 5일 국회 본관 245호실. 세력을 합치고 새로운 당을 만들자며 민주당과 새정치연합(가칭)의 지도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불과 1주일 전만 해도 민주당 최고위원들은 국회 안 당대표실에서, 새정치연합 위원장들은 국회 밖 사무실에서 회의를 개최하며 서로 간에 신경전을 벌이던 사이였다. 그랬던 이들이 나란히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오직 다가올 선거에서 이기자는 큰뜻 하나 때문이었다.

양측에서는 이날 만남을 일종의 상견례라고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끼리만 통합신당을 만들자고 입을 맞추고 나머지 지도부들에게는 통보만 했으니, 적어도 얼굴이라도 한번은 봐야 ‘통합’이란 모양새가 나오지 않겠냐는 것이다. 마치 남녀가 먼저 결혼하기로 합의하고 양가 가족이 한자리에서 얼굴을 마주하는 것과 같은 자리였던 셈이다.

이날 참석했던 일부 지도부는 “화기애애했다”고 했지만 상견례가 말처럼 편한 자리일 수만은 없다. 그것도 며칠 전까지만 해도 눈치를 보고 각을 세웠던 이들의 만남이어서 분위기는 사뭇 경직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입장 순간부터 감지됐다. 하나로 뭉치자면서도 등장은 각자 따로 했다. 김 대표가 당내 최고위원들을 대동하고 먼저 들어섰다. 잠시 뒤 안 위원장이 공동 위원장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양측 똑같이 9명씩 참석해 서로 간단히 악수만 한 뒤 포토타임을 가졌다. 사회자는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섞어서 서달라고 주문했고, 서로 손을 잡자고도 제안했다. 지도부들은 쭈뼛쭈뼛하며 옆사람 손을 잡았지만 어색한 표정만큼은 풀리지 않았다.

이처럼 서로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엿보였던 불편함은 앞으로 양측이 통합신당을 만드는 과정 곳곳에서 발생할 더 큰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 당을 어떻게 합칠지를 놓고 첫단추조차 채우기가 버거운 모습이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합치기’가 선거승리를 위한 차선책이라지만 합치기로 나가는 모습을 보고 국민이 심판할 것이란 점을 두 정치세력은 상기해야 할 것이다.

정태일 정치부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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