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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데이터> MK, 수위높이는 유럽공략 ‘재정비論’
5개월 전 “해외 많이 찾을 것” 발언이후
생산라인 · 브랜드 신뢰도 강화 등
위기감 강조 멘트 갈수록 수위 높아져
유럽시장 회복기 대비만전 그룹 ‘긴장모드'


정몽구(76)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5개월만에 유럽을 다시 찾았다. 연초 “올해는 해외(출장)를 많이 나갈 것”이라고 했지만, 유럽의 경우 최근 발언 수위가 높아졌고 방문 주기가 급격히 짧아져 그룹 전체가 ‘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정 회장은 평소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거나, 경제 위기가 닥쳐오는 순간이 되면 어김없이 숨가쁜 현장 경영으로 임직원들에게 강한 시그널을 줬다.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에 미국을, 재정 위기 여파가 거셌던 재작년 3월 유럽을 전격 방문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이번 유럽 방문은 좀 더 메시지가 강하다. 당장 일정 자체가 슬로바키아, 체코슬로바키아, 독일, 러시아 등 4개국을 3일만에 둘러보는 강행군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전열을 완전 재정비하라’며 사실상의 위기경영 카드까지 뽑아들었다.

그 동안 현대ㆍ기아차는 금융위기, 재정위기 등의 여파로 지난 6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유럽의 자동차 시장에서 두 자릿수 판매 증가를 일궈내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해 부터는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현대차 판매 실적(-2.2%)과 점유율(3.5%→3.4%)이 무려 5년만에 하락했다. 기아차는 판매가 0.4% 늘었으나, 점유율(2.7%→2.8%) 변화가 거의 없다.

정 회장은 “유럽 상황이 달라졌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올해부터는 유럽 시장의 수요가 증대되고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과거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생산과 판매 전 분야에서 전열을 재정비해 새로운 경쟁을 준비하자”고 주문했다. 생산에 만전을 기하고 브랜드 신뢰도를 강화하라고 했던 작년 10월 유럽 방문 때 보다 발언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정몽구 회장이 5일(현지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에 위치한 현대차 현지공장의 생산현장을 방문하고, 유럽 전역에 공급되는 현지전략차종의 생산 품질을 임직원들과 함께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 회장의 현장 경영이 주는 효과는 상당하다. 단순히 현장을 찾고 격려하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작년 러시아 방문 때는 영하 5도의 추위에도 불구하고 아침 6시 55분부터 도보로 1시간 동안 이동, 라인을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그 뿐만 아니라 점검과 함께 꼭 문제점을 짚어내고 메시지를 던진다.

현대차그룹 한 고위 관계자는 “유럽이 가장 까다로운 시장이다. 실적도 그렇고, 유럽이 회복기에 접어드는 지금 분위기를 다잡지 않으면 안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그룹의 국내외 모든 사업장이 사실상 원점에서 전열을 재정비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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