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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맹세는 옛말…이젠 ‘다이아테크’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사랑의 맹세를 상징하는 다이아몬드가 투자의 새 아이콘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으로 올해도 금값에 큰 변동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다이아몬드가 대안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포춘, 포브스 등 미국의 유력 경제전문지들은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의 가격과 수요가 감소하며 빛을 잃어가고 있는 반면 전세계 투자가들이 다이아몬드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봄 결혼시즌에 캐럿 다이아의 소매가격이 100만원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올 3~5월에도 가격이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아직 우리나라에선 다이아몬드 투자란 말이 생소하긴 한다. 거래가 주로 공개 시장이 아닌 딜러들 사이에서 이뤄지고, 일반인들이 직접 투자하기엔 문턱이 높다. 현재로선 다이아 현물을 사서 보관하다가 추세를 보면서 되파는 방법 외엔 특별한 투자방법이 없는 상태다. 해외에선 다이아 펀드도 등장했지만 그리 활성화되진 않았다. 다이아 가격도 경기에 민감해 리먼 사태 같은 위기가 재발하면 폭락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하지만 감시망이 점점 더 촘촘해지는 우리나라 조세 여건상 다이아몬드는 거래시 익명성이 높고 국세청에 신고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자산가들에겐 큰 메리트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에도 상속 수단으로 애용돼 왔다. 이는 요즘 자산가들의 자산관리 초점이 플러스보다는 마이너스를 줄이는데 있다는 점과도 일맥상통한다. 좋은 ‘세테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이아는 다른 보석에 비해 환금성(換金性)도 용이한 편이고,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강남지역의 한 은행 PB(프라이빗 뱅커)는 “요즘 자산가들은 갖고 있는 자산을 불리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세금을 덜 낼 수 있을지를 더 많이 문의해 온다”며 “다이아몬드는 환금성이 좋고 비과세여서 투자를 해봄직한 상품”이라고 전했다.


다이아는 다른 보석에 비해 가격 흐름도 안정적인 편이다. 다이아를 생산하는 일부 거대 기업이 물량 조절을 통해 가격을 조정하기 때문이다. 다이아 거래의 단점으로 지적된 가격 투명성도 업체들의 노력으로 점차 제고되고 있다. 올해는 국제시장에서 다이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라포트 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가공 다이아 수입액은 2012년보다 16% 이상 증가한 230억달러(약 24조6500억원)로 추산된다. 다이아 가격 지표를 보면, 지난해 다이아몬드 가격은 수요 증가로 인해 캐럿당 가격이 14% 올라 평균 1899달러를 기록했다. 시티그룹 글로벌마켓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다이아 가격 강세를 전망하면서 그 근거로 보석업체들의 다이아 재고 부족, 중국 남성 중산층 수요의 폭발적 증가 등을 들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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