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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자살공화국 주범은 ‘생활고’
“빈곤때문에 자살충동” 갈수록 증가 큰 문제…통계청 조사 40% 응답
가족들이 생활고 때문에 목숨을 끊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 통계 조사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살 충동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생활고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활고 때문에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늘고 있다는 게 문제로 꼽힌다. 생활고가 여전한 한 ‘자살공화국’ 오명을 쉽게 벗을 수 없다는 뜻이다. 최근 ‘세모녀 자살’ 사건으로 대통령마저 “민생을 챙겨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파장이 큰 상황에서 전 사회적인 지원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통계청이 전국 1만7424가구의 13세 이상 가구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2년 사회조사 ‘자살 및 충동에 대한 이유 통계’에 따르면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었다’고 답한 사람 가운데 39.5%가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왔다.

이처럼 자살 충동의 원인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라고 답한 사람의 비중은 연령별로 20~29세가 28.7%, 30~39세가 42.6%, 40~49세가 51.5%, 50~59세가 52.6%, 60세 이상이 37.4%에 달했다.

나머지 연령대인 65세 이상의 경우 가장 많은 39.8%가 ‘신체적ㆍ정신적 질환, 장애’를 자살 충동 원인으로 꼽았지만, 이들 역시 그다음 원인으로 경제적 어려움(35.1%)을 거론했다.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는 성인들 거의 대부분이 생활고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은 셈이다.

문제는 생활고 탓에 자살을 생각했다는 사람이 줄어들기는커녕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8년 통계청이 실시한 같은 조사에 따르면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는 응답자 가운데 그 원인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꼽은 사람이 역시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29세가 23.9%, 30~39세가 39.3%, 40~49세가 49.7%, 50~59세가 49.9%, 60세 이상이 33.9%였다.

이를 보면 2008년에 비해 2012년 현재 ‘경제적으로 어려워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는 사람이 전 연령대에 걸쳐 증가한 것이다.

연령별로는 20~29세는 4.8%포인트, 30~39세는 3.3%포인트, 40~49세는 1.8%포인트, 50~59세는 2.7%포인트, 60세 이상은 3.5%포인트 각각 늘었다. 주목되는 것은 20대 젊은이들에게서 가장 높은 자살 충동 증가폭이 발견된 것이다.

이 통계를 분석한 바 있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자살 충동 이유의 절대 다수가 경제적인 어려움에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며 “오늘날 한국사회의 사회적 안전망의 현실이 어떠한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은 “최소한 생활고로 인해 고통받으며 삶을 포기하려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회지원망이 보다 촘촘히 짜져야 할 때”라며 “말로만의 지원이 아닌 사회적 동반자에 대한 진정한 배려로 다가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지웅 기자/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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