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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통 한은맨’ 이주열의 귀환…和而不同 리더십 펼칠까
신임 한은 총재 내정, 2년만에 화려한 컴백…美 테이퍼링 여파 시장불안 극복 등 과제 산적
‘기회는 운이 좋아서 오는 것이 아니고, 준비하는 사람에게 오는 것이다.’

제25대 한국은행 총재로 내정된 이주열 전 한은 부총재의 모토다. 이 내정자는 운을 탓하기보다는 평소 미래에 성실히 대비하는 사람이 결실을 맺게 된다는 신조를 후배들에게 자주 강조해왔다.

그래서일까. 부총재를 끝으로 영영 한은에서 떠난 줄 알았던 그가 2년 만에 화려한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퇴임 후에도 대학 강단에서 통화정책 전문가로서 묵묵히 노력을 다한 것이 자신의 모토에 맞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원 산골(정선 임계)에서 고학하며 자랐던 그가 이제 우리나라의 통화ㆍ물가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사령탑에 오르게 됐다. 이 내정자는 그 어느 때보다도 엄중한 시기에 총재직을 맡게 됐다.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본격화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의 격변기를 헤쳐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금융 시장이 다시 요동칠 수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국제 외교력이 절실하다. 통화정책의 고차방정식도 풀어야 할 상황에 직면해 있다. 경기회복과 가계부채 문제 사이에 기준금리는 현재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처해 있다.

국내에선 이 내정자가 정부와 시장, 한은 내부와의 관계에 있어 ‘화이부동(和而不同ㆍ사이좋게 지내지만 무턱대고 어울리지는 않음)의 리더십’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준금리 조정 등에 있어 한은의 독립성이 훼손되는 일을 막아야 하지만 정부와의 보조도 결코 외면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통화당국으로서 시장 선도에도 나서되 불협화음이 지나치게 커지도록 방기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은 내부적으로는 지난 4년간 김중수 체제로 변화해온 흐름을 급작스레 역행하기보다는 긴 호흡으로 임해야 한다는 점도 유의점으로 꼽힌다.

이 내정자는 역대 총재 가운데 처음으로 국회 인사청문회에 오르게 된다. 소유 재산이 비교적 많지 않는 등 현재로선 큰 결격 사유가 없다는 평가다. 청와대 인선 과정에서도 이 점이 내정의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정자의 별명은 성을 뒤에 쓰는 영어식 이름(주열 리)으로 주얼리(jewelryㆍ보석)와 발음이 유사하다. 별명에 걸맞게 그의 진가가 발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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