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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리빙 디자인] 지구를 살리는 '에코디자인'
매년 소나무 9만4,000그루 살리는 건물
매년 전기료 8,000만원 아껴주는 조형물


디자인은 에너지 절약이다. 절약한 에너지는 다시 살아있는 환경과 돈으로 돌아온다. 디자인 하나로 매년 소나무 9만4000그루를 살리는 건물, 전구를 하나 바꿨을 뿐인데 연간 전기료를 8000만원이나 아껴주는 디자인이 산업 현장 곳곳에서 싹트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동판교 테크노밸리에 있는 SK케미칼의 본사 건물 ‘에코랩(Eco Lab)’은 친환경 디자인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에코랩은 로비부터 남다르다. 벽에는 초대형 숲 사진을 따라 10m 높이의 폭포가 흘러내리고 벽돌이나 대리석 또는 유리가 있어야 할 바깥 벽은 푸른 나무들이 대신 자란다. 벽천(壁泉)이라 이름이 붙여진 로비 폭포는 시각적인 시원함을 넘어 여름에는 냉방효과, 겨울에는 가습효과를 선물한다. 여기 흐르는 물은 모두 지하수여서 유지비도 별로 들지 않는다. 바깥 나무벽 역시 인근 주민들에게는 푸른 휴식 장소를, 회사에는 자연 냉난방 단열재라는 설명이다.

요즘 유행하는 유리벽 건물의 최대 맹점인 단열은 아르곤 가스가 들어간 삼중유리로 잡았다. 아르곤 가스 유리벽은 태양의 열에너지인 ‘일사(日射)’ 차단율이 40% 이상 좋다. 건물 외피에 설치된 태양전지 모듈은 그린 디자인의 덤이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동판교 테크노밸리에 있는 SK케미칼의 본사 건물 ‘에코랩(Eco Lab)’은 친환경 디자인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에코랩의 그린디자인의 진가는 일상 공간에서 더욱 빛난다. 낮에 본 에코랩의 하늘은 그 어떤 빌딩보다도 밝다. 천장 개폐 장치인 마이크로 루버 덕이다. 유해한 직사광선은 반사하고, 자연 채광을 위한 확산광만 통과시키는 마이크로 루버는 형광등 없는 회의장과 구내식당을 가능케 했다.

바닥 공조시스템에도 첨단 그린 디자인이 숨어있다. 실내바닥에 급기구를 배치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바닥에서 올라온다. 기존 천장 급기 시스템에 비해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크다는 설명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에코랩 전체에 적용된 친환경 기술만 101가지에 이른다”며 “지난해 에코랩의 에너지 소비량은 6944㎿h로 같은 크기의 일반 사무실에서 소비하는 에너지의 절반 정도 수준에 머물렀다”고 자랑했다. 이렇게 절약한 에너지는 소나무 9만4000여그루를 살렸다.

검은색 일색이던 태양광발전소가 아름다운 나무로 변신한 사례도 있다. 한화가 여수에 만든 아쿠아플래닛 앞마당에는 오렌지색 조형물이 아기자기하게 줄서있다. 얼핏 보면 관람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자그마한 파라솔처럼 보이지만, 이 조형물은 연간 1500㎾의 전기를 만들어내는 발전소다.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좀처럼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도시 내 태양광발전소의 한계를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뛰어넘은 ‘솔라트리’다.

지난해 5월 만들어진 여수 솔라트리는 기존 건축물이 가지고 있는 디자인 및 기능 등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환경 연출의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랜드마크의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최적의 전력생산 위치를 선정했다. 이곳에 설치된 77개 솔라트리에서 만들어낸 일평균 53.9㎾의 전기는 LED로 만든 건물 내외부 조명용으로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다.

한화 여수 아쿠아플래닛은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태양광의 친환경을 더한 솔라트리를 상징물로 만들었다.

친환경 디자인이 빛나는 솔라트리가 만든 전기는 방문객들과도 함께 나눠쓴다. 솔라트리 숲이 가득한 여수 아쿠아플래닛을 운영하고 있는 한화는 태양광 나무 아래에 충전 단자를 설치, 고객들이 손쉽게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

최정호ㆍ김윤희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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