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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ㆍ1절을 생각한다> 숭고한 날에 ‘친일 논란’ 교학사 교과서 현장판매?
[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제95주년 3ㆍ1절을 맞아 보수 시민단체들이 역사왜곡 논란을 일으켰던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처음 현장 판매한다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교과서살리기운동본부, 자유통일포럼은 3월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바른역사 독립을 위한 시민대회’를 개최키로 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친북자학사관으로부터 우리 역사의 독립”을 선언하며 교학사 교과서를 최초로 현장 판매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는 변희재 미디어와치 대표, 조전혁 전 국회의원,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등 보수 논객이 참석한 가운데 ‘바른역사 독립 선언문’을 낭독한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민국 역사는 세계시장과 자유주의야말로 생명 번영의 길이라는 진실을 목숨을 걸고 증명해 낸 자랑스러운 역사”라며 “치욕스러운 친북자학사관을 떨치고 우리 역사의 독립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한편 교학사 교과서는 “한국인 위안부는 (중략) 일본군 부대가 이동할 때마다 따라다니는 경우가 많았다”는 등 역사 서술에서 친일 시각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일제의 자본 침탈을 ‘자본 진출’, ‘투자’로 표현하고 친일 시각이 들어간 ‘의병 토벌’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등 비판을 받았다. 논란 끝에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이에 보수단체들은 “전교조를 비롯한 좌익세력의 압력 탓에 교학서 교과서 채택이 무산됐다”며 반발했다.

진보 역사학자 및 시민단체는 자유통일포럼 등의 교학사 교과서 판매에 대해 일제히 비판했다.

민족문제연구소의 방은희 역사정의실천연대사무국장은 “지속되는 비판에 교과서가 일부 수정됐다고 해도 여전히 식민지근대화 시각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일제 식민통치를 통해 조선이 발전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교과서를 3ㆍ1절 행사에서 판매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란 것이다. 이어 그는 “친일ㆍ독재 역사를 비판하고 피 흘려 쟁취한 독립과 민주주의 역사를 자학사관이라고 몰아세우는 자체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양학과 교수는 “3ㆍ1절에 독립운동정신에 반하는 교과서를 갖고 나라의 정체성을 찾겠다는 게 어처구니 없다”고 했다. 그는 “한 마디로 3ㆍ1절에 친일교과서를 들고 독립 만세를 부르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한 교수는 “보수색이 짙은 한국사회에서 채택률 0%는 시장에서 경쟁할 수준이 아니었다는 증거”라며 “교학사 교과서는 합리적 시장의 판단에 의해 퇴출된 것”이라고 했다.

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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