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각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수배령이 내려진 가운데 그가 두 아들과 함께 러시아로 도피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인터넷뉴스 통신 ‘글라브콤’과 ‘고르도누아닷컴’에 따르면 야누코비치는 작은 아들 빅토르(33ㆍ의원)와 함께 동부 도시 도네츠크와 크림반도를 거쳐 보트를 타고 러시아로 들어갔으며, 큰 아들 알렉산드르(41ㆍ기업인)는 도네츠크의 국경을 자동차로 넘어 러시아로 입국했다.

소식통은 “러시아가 야누코비치의 최종 목적지는 아니며 그가 아마 아시아 국가, 특히 인도네시아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날 러시아 경제전문지 RBK도 자체 소식통들을 인용해 야누코비치가 모스크바 서쪽 외곽 ‘바르비하’ 지역의 정부 휴양소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야누코비치가 25일 새벽 모스크바에 도착했다”며 “그와 일행들이 모스크바 시내 ‘래디슨 로얄’(옛 우크라이나) 호텔 11층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이 날 밤부터 26일 새벽까지 밤새 놀다가 바르비하 지역에 있는 대통령 행정실 산하 휴양소로 떠났다”고 설명했다.

야누코비치가 호텔 레스토랑에 머무는 동안 주변에는 경계가 삼엄했으며 식당 종업원들조차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야누코비치와 함께 민간인 대량학살로 수배 대상인 빅토르 프숀카 전 우크라이나 검찰 총장도 모스크바에 머물고 있다고 RBK는 전했다.

‘천러계’인 야누코비치는 지난 21일 권력을 장악한 야권 측과 조기 대선 및 대통령 권한 축소를 위한 개헌 등에 관한 타협안에 서명한 뒤 수도 키예프를 빠져나와 23일 새벽 남부 크림반도의 발라클라바 지역 사저로 피신한 이후 행적이 파악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야누코비치가 러시아에 있다는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