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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날의 ‘PIIGS’ 가 아냐…잘 나가는 유럽 천덕꾸러기들
남유럽 재정위기의 진앙지였던 ‘PIIGS(포르투갈ㆍ이탈리아ㆍ아일랜드ㆍ그리스ㆍ스페인)’ 5개국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크게 요동쳤던 금융시장은 증시의 깜짝 랠리에 힘입어 안정세를 되찾는 분위기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제의 변방에 머물러있던 ‘문제아’ PIIGS가 이젠 성장을 견인하는 ‘모범생’으로 거듭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지난해 유로존 변방국의 채권시장 회복은 많은 축복을 받았지만 주식시장의 견조한 실적은 주목받지 못했다”며 이 같이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재정위기의 여파로 추락을 거듭하던 PIIGS 국가들의 주식시장은 지난해 바닥을 치고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PIIGS 증시 수익률 추이 (MSCI 유럽 지수 기준) [자료=FT]

구제금융 졸업을 선언한 아일랜드는 지난해 증시가 31%나 폭등했다. 최근 5년 간 3000선에서 맴돌았던 ISEQ 지수는 올 들어선 5100선까지 돌파하며 쾌속 질주 중이다. 그리스 ASE 지수도 지난해 24%의 랠리를 보였다. 이밖에 스페인(IBEX30)과 이탈리아(MIB)도 17%, 1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상반기까지 정권퇴진 운동으로 몸살을 앓았던 포르투갈도 7월 이후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포르투갈 증시 벤치마크인 PSI20은 지난해 25%나 뛰어올랐다. 올해도 7%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국가들의 증시 수익률은 유럽 평균 수익률을 압도하고 있다.

지난해 MSCI 아일랜드 지수의 연간 수익률은 48.2%로 MSCI 유럽 지수 수익률 14.5%를 크게 앞섰다. 그리스(38%), 스페인(31.4%), 이탈리아(27.3%)도 유럽 평균을 상회했다. 8.7%를 기록한 포르투갈만 약간 뒤쳐지고 있을 뿐이다.

PIIGS 시장의 ‘환골탈태’는 이들 국가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돌입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런던 소재 자산운용사 에르메스 소스캡의 앤드류 패리 최고경영자(CEO)는 “긴축 정책이 이들 정부와 기업에 밝은 희망을 안겨준 셈”이라며 “프랑스도 임금 인하를 두고 절절매는 반면, 아일랜드와 스페인은 인건비를 상당히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PIIGS 안팎으로 경제 성장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하고 있는 것도 ‘깜짝 랠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의 여파로 유럽 핵심 경제대국인 독일과 프랑스 시장에서 매도세가 나타났던 것과 달리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투자자 이탈을 잘 방어한 것은 이 덕분이라고 FT는 풀이했다.

실제로 이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지난해 0.4% 위축한 유로존 경제가 올해 1.2%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EU는 아일랜드에 대해선 1.8%의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스테파니 플랜더스 JP모간 자산운용 영국ㆍ유럽시장 수석 전략가는 “독일처럼 성장이 확실히 자리잡은 국가뿐만 아니라 위기 국가에서도 낭보가 전해들기 시작했다”며 “4년 만에 처음으로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경기확장 기준선인 50을 돌파한 그리스처럼 이들 국가에서 개선된 경제 지표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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