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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즐기는 올림픽
국제 스포츠계가 상업주의의 제물이 되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지적이 아니었다. 축구나 야구, 농구 같은 프로스포츠는 물론 하계와 동계올림픽까지 대자본의 경연장이 되었으며, 올림픽은 공식 스폰서 기업의 홍보 전쟁터로 탈바꿈하기도 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소치 동계올림픽은 이와 달리 1970~80년대 국가주의 부활의 분위기를 풍겼다. 개최국 러시아는 이를 통해 국가적 자존심과 국민적 단합을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고, 러시아 푸틴정부에 반감을 갖고 있는 미국 등 서방에선 경기장과 숙소시설에서부터 따뜻한 날씨 등을 갖고 끊임없이 꼬투리를 잡았다. 안현수(빅토르 안)를 비롯한 귀화선수 논란, 편파판정 시비가 잇따르면서 이런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하지만 현지에선 이와 다른 흐름을 읽을 수 있었다. 국적을 떠나 멋진 경기를 펼친 선수에게 뜨거운 갈채를 보내는 사람들, 올림픽을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여자 피겨 경기가 열린 20일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 앞에선 김연아 응원문구가 새겨진 배너를 나눠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팬클럽에서 응원하러 온 사람들로, 그 팬클럽에는 일본과 중국인도 많이 가입해 있다. 김연아를 응원하기 위해 온 일본 관람객도 많았다. 이들은 아사다 마오의 깔끔한 연기와 감격적인 눈물에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1주일 휴가를 내고 올림픽을 즐기러 온 한국인도 만날 수 있었다.

올해는 이번 동계올림픽에 이어 6월 브라질월드컵과 9월 인천아시안게임 등 국제 스포츠대회가 잇따라 열린다. 인종과 국적을 떠나 선수들이 고통을 감내하고 이룬 성취와 그 감동을 함께 나누고 즐기는 스포츠가 되길 기대한다.


이해준 디지털서비스본부장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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