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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기할수밖에 없었던 배움의 꿈, 회사가 이어줘”…삼성전자공대 졸업식
1989년 사내대학으로 설립…2001년 국내 최초 정규대학 승인
개교 이래 석사 307명ㆍ박사 41명 포함 졸업생 총 709명 배출
삼성전자, 학비 포함 전체비용 지원…사원 열의ㆍ만족도 높아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삼성전자 기흥ㆍ화성단지총괄 메모리계측기술그룹의 박진국 선임은 2001년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진학 대신 삼성전자 입사를 택했다. 대학에 진학해 학업을 잇고 싶었지만 형편이 힘든 집안에 경제적으로 보탬을 주기 위해 어렵게 결정했다. 엔지니어로 근무하며 연차가 쌓여갈수록, 그는 점차 업무 관련 실력을 쌓아야 할 필요를 느꼈다. 학업에 대한 갈증도 자연스레 생겼지만, ‘배움의 길’은 멀기만 했다. 그런 그에게 삼성전자 사내 대학인 삼성전자공과대학교는 한 줄기 빛이었다. 그는 2011년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학했다. “공부와 일을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았어요. 가끔씩 코피를 쏟기도 했죠.” 하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 하나로 그는 묵묵히 정진했다. 그 결과는 올해 졸업식에서 ‘수석 졸업생’이라는 보상으로 돌아왔다.

지난 20일 경기 화성 화성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공대 학위 수여식. 박 선임을 비롯해 ‘배움의 꿈’을 이룬 73명이 주인공이었다. 총장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축사를 통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으로 여러분과 회사 모두를 빛낼 수 있는 반짝이는 다이아몬드가 돼 달라”며 졸업생들을 격려했다. 
<사진설명>지난 20일 경기 화성 화성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공과대학교 학위 수여식. 총장인 권오현(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한 졸업생에게 졸업장을 건네며 축하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가족과 동료들로부터 우레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박수 속에서 이들은 늦었지만 누구보다도 당당한 졸업장을 받으면서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식이 모자라다는 이유로 실의에 빠졌던 과거를 지웠다.

2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1989년 사내 기술대학으로 시작, 2001년 교육부로부터 정규대학 승인을 받은 국내 최초 사내 대학 삼성전자공대는 개교이래 지금까지 졸업생 총 709명을 배출했다. 이 중 석사는 307명, 박사도 41명이나 된다.

삼성전자공대에 입학하는 직원들은 각자 나름대로 사연이 있다. 학사학위가 있으면서도 업무 지식의 함양을 위해 다시 학업을 계속하는 직원도 있었지만, 박 선임처럼 여러 사정으로 학업을 계속하지 못하고 입사했다가 ‘학사모’라는 꿈을 위해 입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공대는 사내 대학이라고 허투루 가르치지 않는다. ‘4년 8학기제’인 일반 대학과 달리 ‘3년 9학기제’를 통해 전공을 집중적으로 이수시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학생들은 보다 높은 수준의 업무 성과를 내겠다는 동기 부여가 확실하고 누구보다 강한 학습의욕을 갖고 있다”며 “일정이 빡빡하지만 강의실에는 항상 열의가 넘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사원이자 학생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학비를 포함한 비용 전액을 부담함은 물론 최고 수준의 교육 커리큘럼을 위한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때문에 학생들의 만족도는 상상 이상이다. ‘성적 우수자 총장상’을 받은 박 선임은 “사내대학 졸업으로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더욱 높아졌다”며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이 학교에서 석사학위도 받고 싶다”고 말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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