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정의선 부회장 미국行, ‘긴급 현장 점검’으로 기강잡기
[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이번주 미국을 급히 방문한다. 정 부회장의 경우 수시로 해외에 나가 현지 생산 및 판매를 직접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번 미국 출장은 작년부터 본격화된 미국 시장의 판매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현대ㆍ기아차의 판매가 줄곧 부진했다는 점에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연초부터 계약 만료된 미국 판매법인의 임원진을 대폭 교체하고, 최근 미국 내구 품질 조사 및 인지도 조사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긴급 현장 방문을 통해 정 부회장이 북미 생산 및 판매 법인들에 대한 기강 잡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이 이번주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있는 현대차 북미공장과 캘리포니아주 판매법인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회장은 18일부터 1박 2일간 몽고메리에 체류하면서 업무 보고를 받은 뒤 공장 생산라인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외부로 공개된 출장만 놓고 보면 정 부회장의 이번 방문은 3년 만에 미국을 찾았던 작년 8월 이후, 6개월 만이다. 현대차, 기아차의 미국 판매 부진과 품질 저하 이슈 때문에 정 부회장이 급히 미국 챙기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실제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은 전년 대비 7.5%(오토모티브뉴스 기준)의 증가세를 기록했으나, 현대ㆍ기아차는 0.01% 감소했다.일본 업체가 8%, 미국 빅3가 9% 판매 신장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그동안 강조해온 ‘품질경영’도 최근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현대ㆍ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 총 330만대의 차량을 리콜, 도요타와 크라이슬러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리콜 대수를 기록했다.

최근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J.D파워가 발표한 2014년도 차량 내구품질 조사에서는 2년 연속 평가점수가 떨어지며 전체 31개 브랜드 가운데 27위에 그쳤다. 컨슈머리포트가 앞서 발표한 ‘2014년 자동차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도 현대차는 전년 대비 4계단 하락한 19위를 나타냈으며, 기아차는 현대차에 이어 20위를 기록했다.

정 부회장은 일단 공장 시찰을 마치고 로스앤젤레스 인근 파운틴밸리에 있는 현대차 북미판매법인 신사옥을 둘러볼 예정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임직원들과 만나 판매부진 및 품질 문제 발생 이슈에 대해서도 상당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회장의 적지 않은 독려와 질책, 기강 잡기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연초에 미국 법인에 대한 대대적인 쇄신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임기가 만료된 존 크라프칙 사장 대신 데이비드 주코스키 판매 담당 부사장을 신임 사장 겸 CEO로 승진시켰다. 그리고 공석인 판매담당 총괄에 밥 프라드진스키 부사장을 선임했다. 기아차도 미국법인 판매 담당 부사장을 전격 교체, 같은 법인 소속인 마이클 스프라그 마케팅 담당 부사장이 맡도록 했다.

이와 관련,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북미 시장에서 판매가 부진하다 보니 다양한 관측이 나오는 것 같다”며 “상황이 급박한 것은 맞지만 이미 인사가 단행된 만큼 질책 보다는 새로 바뀐 임원들을 격려하고 현장을 점검하는데 초점을 맞추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sonamu@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