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현장에서 - 박수진> 상의 정책자문단은 ‘남성 자문단’ ?
최근 정부가 ‘일하는 여성을 위한 생애주기별 경력유지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 정책에 경제단체 중 유일하게 환영 논평을 발표한 곳이 대한상공회의소다. 대한상의는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문화가 산업계에 확산되고 여성 고용률이 제고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간다”고 밝혔다.

박용만 상의 회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여성인력 활용이라는 대전제가 맞다면 그 방향으로 가기 위해 경제주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봤다”며 논평을 낸 취지를 설명했다.

여성 고용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보인 점에 대해 일하는 여성 중 한 사람으로서 내심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지난 13일 출범한 대한상의 정책자문단의 ‘남성 위주’ 현상은 의아했다. 대한상의는 연구의 신뢰성을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자문단을 구성했다. 경제, 기업정책, 노동 등 7개 분야를 대표하는 자문위원 40명 중 여성은 노동 분야의 정진화 서울대 교수, 금융 분야의 서영경 한국은행 부총재보 등 단 두 명 뿐이었다.

자문위원 선발 때 정량적으로 성비(性比)를 맞출 필요는 없다. 깊은 식견과 전문성이 더 우선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전문성을 기준으로 선정했는데 결과적으로 여성이 두 명밖에 없었다고 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산업계를 대표하는 대한상의의 정책자문단에 여성이 두 명 뿐이라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대한상의는 이념에 치우치지 않기 위해 보수, 진보, 중립적 성향의 전문가를 고루 선발했다고 밝혔다. 이념의 균형이 자문단 구성에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했다. 이념만큼 성별의 균형도 배려했더라면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데 도움이 됐으리라 생각한다.

대한상의가 조만간 정부에 전달할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실천방안 건의안’에는 일ㆍ가정 양립을 위한 보육인프라 정비 등 여성 고용 장려를 위한 방안도 포함돼 있다. 이 건의안은 자문단의 최종 검토를 거쳐 정부에 전달된다.

‘일ㆍ가정 양립’의 어려움을 몸으로, 마음으로 부딪혀본 여성 전문가들이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박수진 산업부 sjp10@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