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북한이 최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위치한 핵 실험장 갱도를 빠른 속도로 굴착하고 있다.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압박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13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최근 촬영된 상업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이후 풍계리 핵실험장의 굴착 작업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해 5월 처음 등장한 서쪽의 새로운 갱도 인근에서 굴착 작업에 따른 토사 더미가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고 그 토사의 양도 최근 1개월여만에 2배 수준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갱도 굴착작업은 지하 핵실험의 사전 준비 단계로 볼 수 있다. 보고서는 지도부의 결정만 있으면 1~2개월 내에 핵실험 준비를 완료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의 대북 분석 웹사이트 38노스가 분석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상업위성 사진. 새로운 갱도 주변에 쌓인 토사의 양이 한달 사이 2배 이상 늘었다. [사진제공=38노스]

그러나 보고서는 “북한이 최근 갱도 굴착속도를 높인 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남쪽에 이미 2개의 완성된 갱도가 있기 때문에 이곳이 4차 핵실험 장소가 될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위성사진에서는 실제로 핵실험 자체가 준비되고 있는 징후를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김관진 국방장관이 최근 국회 외교ㆍ통일ㆍ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북한이 4차 핵실험 준비를 완료했다고 밝힌데 대해 “그 진단은 정확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연구원도 지난달 미국의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에 실린 기고문에서 “터널의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 연쇄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4차 핵실험에 따르는 정치적 부담을 북한이 명백히 알고 있는 만큼 실제 핵실험을준비한다기보다 6자회담이 열리지 않으면 핵능력을 고도화하겠다는 메세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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