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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서승열> 서부 아프리카 진출 서둘러야할 때다
코트디부아르는 1999년 12월 구에이 장군 주도의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이후 지난 15년간 수차례 정변을 겪으면서 갈라지고 망가졌다. 특히 지난 2010년 대선 이후 벌어진 무력 충돌에서는 최소 3000여명이 사망하였고 수만명이 집을 잃었다. 한때 아프리카의 기적이라고 불렸던 코트디부아르의 경제는 2011년 -4.7%의 실질경제성장률을 기록함으로써 추락했다.

그러나 코트디부아르가 이제 다시 일어나고 있다. 올 1월 말 15년 만에 개최된 ‘제4차 코트디부아르 투자 포럼’은 코트디부아르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100여개국에서 4000명에 달하는 참가자, 약 9억달러의 투자 의향 성과 등 공식 수치는 물론이고, 국제 행사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깔끔한 회의 운영은 세계 각국의 투자자들을 놀라게 하였다. 이들의 가장 큰 화두는 다름 아닌 ‘코끼리의 부활’이었다. 주요 연사들과 국제기구 대표들이 코트디부아르가 서부아프리카 투자 허브임을 강조하면서 앞다퉈 코트디부아르의 경제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는 모습은 코끼리의 부활을 실감케 하는데 충분하였다.

코트디부아르는 2012년 9.8%의 실질경제성장률 기록에 이어 2013년과 2014년에도 8~10%의 성장이 전망되고 있고,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도 향후 아프리카 경제 성장 주도국으로 코트디부아르를 꼽고 있다. 알라산 우아타라 대통령은 취임 이후 ‘2020년 신흥국 진입’이라는 비전하에 4개년간의 ‘코끼리의 부활 계획’을 세워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추진 중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우리 경쟁국들이 이러한 코끼리의 부활 계획을 서부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은 작년 초 아비장에 서부아프리카 불어권 전체를 총괄하는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사무소를 설치한 데 이어, 올 1월 아베 일본 총리가 다수의 기업인을 대동하여 코트디부아르를 방문하여 대규모의 원조 약속과 함께 일본 기업들의 투자 진출 지원을 약속하였다. 중국은 2012년 7월 우아타라 대통령의 방중 이후 주요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하고 있으며, 프랑스도 이번 투자포럼에 250여명에 달하는 사절단을 파견하여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재작년 현대건설이 아지토 발전소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한전기술이 시프렐 발전소 사업을 수주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들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주는 코끼리의 부활을 위한 핵심 사업들에 우리 기업들의 참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참여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때이다. 우아타라 대통령은 코트디부아르의 정치 안정 과정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최영진 전 사무총장특별대표의 기여에 대해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한국의 경제개발과정을 코끼리의 부활을 위한 주요 모델로 인식하고 있다. 코트디부아르를 ‘아프리카의 한국’으로 만드는 것이 부활의 꿈인 것이다.

서승열 駐 코트디부아르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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