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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금융 5년만에 ‘2兆클럽’ 사라져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지난해 저금리 기조와 대기업 부실 등의 타격으로 국내 금융에서 ‘2조 클럽’이 사라졌다. 연간 당기순이익 2조원을 돌파한 금융그룹을 가리키는 2조 클럽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만에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다시 종적을 감추게 됐다. 그룹 순익의 은행편중 현상은 다소 완화됐다. 하지만 수익구조 개편보다는 은행의 실적부진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일하게 2조 클럽 유지가 기대됐던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1조902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4대금융 그룹 가운데선 최고 실적이지만 2012년(2조3219억원)보다 18.0% 감소해 결국 2조원의 턱을 넘지 못했다.


신한ㆍKBㆍ하나ㆍ우리 등 4대 금융의 총순이익도 5년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2012년 7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5000억원으로 38% 급감해 5조원이 채 되지 않는다. 2008년 전년대비 50.8% 감소한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지난해 KB, 하나, 우리의 순익은 각각 25.9%(1조6215억원→1조2830억원), 37.1%(1조6215억원→1조200억원), 82.3%(1조6333억원→2892억원)씩 급감했다.

은행 수익이 그룹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었다. 2012년 평균 71.7%에서 달하던 은행수익은 지난해 63.3%로 8.4%포인트 감소했다. 하지만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는 각각 0.6%포인트(71.6%→72.2%), 36.5%포인트(40.5%→77.07%) 올라갔다.

4대 금융지주는 2010년 신한이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2조원을 돌파하면서 2조 클럽 시대를 개막했다. 이에 탄력을 받은 신한이 2011년에는 3조 클럽까지 달성했고 같은 해 KB와 우리도 2조 클럽에 가입했다.

이후 기업여신 리스크와 저성장ㆍ저금리 한파에 수익 환경이 위축되면서 국내 금융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STX 등 대기업들이 대거 구조조조정에 들어가면서 대손충당금 부담이 커졌고, 저금리로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이 개선되지 못하면서 ‘눈물의 실적’을 거둬야 했다.

올해는 대체적으로 작년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낙관하기엔 복병이 많다. 연초부터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따른 신흥국 불안으로 경기 반등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만만치 않다. 또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금융권 전체가 신용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어 영업환경 훼손도 불가피해 보인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2014년 은행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는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이익 회복이 기대된다”면서도 “다만 신용위험 등 은행의 잠재적 리스크를 해소하기에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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