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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년만에…삼성重 경영진단
그룹서 ‘부실 수주’ 여부 조사
내부 비리행위 등은 대상 제외


삼성그룹이 삼성중공업에 대한 경영진단 작업에 착수했다. 삼성중공업이 그룹의 경영진단을 받는 것은 2002년 이후 12년 만이다.

경영진단의 핵심은 ‘부실 수주’ 여부다. 해양 플랜트를 중심으로 부실 수주 여부를 살피고 잘못된 프로젝트는 정리할 방침이다. 내부 비위행위 등과 관련한 감사는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 미래전략실 산하 경영진단팀은 최근 삼성중공업에 대한 경영진단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4.2% 하락한 9142억원을 기록하며 예상치를 밑돌았다. 실적 악화의 우려가 커지자 그 원인을 찾기 위해 그룹이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단의 핵심은 조선ㆍ해양 분야의 해외 수주다. 경영진단팀은 삼성중공업의 주력 제품군인 LNG운반선, 컨테이너선, 드릴십, 부유식원유생산ㆍ하역ㆍ저장설비(FPSO) 등을 중심으로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칠 만한 부실 수주는 없었는지 여부를 살펴볼 예정이다.

조선업 불황이 이어졌던 2011~2012년께 일감 확보를 위해 수주했던 이른바 ‘저가 수주’ 물량과, 발주사의 경영 악화 등으로 프로젝트 추진이 어려울 수 있는 물량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경영진단은 일반적인 감사와는 다른 성격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비위행위 등에 대한 감사는 포함되지 않는다. “계열사별로 돌아가며 진행하는 경영진단의 일환”이라는 게 그룹의 입장이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지난해 누적손실 1조원을 기록하면서 그룹으로부터 경영진단을 받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안 나오는 이유가 무엇인지, 또 어떤 부실이 원인이 되는지를 진단하고 혹시 잘못된 사업이 있다면 정리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처럼 해외 수주 비중이 높은 중공업도 해양 플랜트를 중심으로 부실 여부를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선제적으로 계약을 해지 하는 등 ‘불확실성’ 제거를 위한 자구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LNG-FPSO(액화천연가스 생산ㆍ저장ㆍ하역 설비) 4척,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한 계약을 해지했다. 2007년 10월 이스라엘 선사 ‘ZIM’에서 수주한 1만26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규모의 컨테이너선 8척을 모두 계약 해지했다. 지난해 5척(약 9481억원)을 우선 취소하고 3척에 대한 계약을 연장했지만 선사 측에서 자금 조달이 어렵다는 이유로 납기일과 중도금 입금을 계속 미루면서 지난 7일 3척(약 5538억원)의 계약을 추가로 해지했다고 공시했다.

또 2008년 유럽 선사 ‘FLEX’로부터 수주한 2조6000억원 규모의 LNG-FPSO 4척의 공급 계약도 지난 해 해지했다. 이 선사는 당시 세계 최초로 LNG-FPSO를 발주해 주목 받았지만 선박의 사용처를 확보하지 못한 데다 금융위기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 이행을 미뤄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해당 계약은 수주 실적에는 포함됐지만 설계 및 건조 작업이 전혀 진행되지 않아 매출 실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실질적으로 발생한 손실은 없다”며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차원에서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신상윤ㆍ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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