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은행이 은행들의 ‘채널별 금융서비스 처리 현황’을 집계한 결과, 대면(對面)거래 비중(입출금ㆍ자금이체 기준)이 지난해 12월 12.2%로 3개월 전보다 0.6%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하다 11%대까지 떨어졌던 대면거래 비중이 반등에 성공, 2012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인터넷뱅킹, 텔레뱅킹, 자동화기기(CDㆍATM) 처리 등 비대면거래 비중은 지난해 9월 88.4%에서 석달새 87.8%로 감소했다.
작년 12월엔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에서 13만여건에 달하는 고객 대출정보를 팔아넘긴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올 들어선 KB국민ㆍ롯데ㆍNH농협 등 3개 카드사에서 대규모 회원정보 유출 사건까지 터지면서 안심거래를 위한 창구 방문빈도가 늘어난 것으로 관측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온라인 거래를 불신하는 고객이 늘면서 영업점에서 창구 직원 얼굴을 마주보고 거래를 해야 마음이 놓이는 사람들이 다시 많아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조회서비스 기준으로 대면 거래 비중은 지난해 9월과 12월 15.9%로 동일했다. 비대면 거래도 84.1%를 유지했다. 다만, 비대면 거래 중 인터넷뱅킹 비중은 73.9%에서 73.8%로 소폭 하락했다.
은행의 창구거래 비중(입출금ㆍ자금이체 기준)은 2005년만 해도 20~30%대였다. 이후 자동화기기 도입, 온라인 거래 활성화와 모바일뱅킹이 확산되면서 예전만큼 고객들로 붐비는 은행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전자결제 방식이 보편화되기 전만해도 은행의 지점당 직원수가 100~200명이었지만 지금은 많아야 10명 정도다. 창구거래가 다시 증가할 경우 주요 은행의 점포 축소계획에도 차질을 빚는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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