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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용동 대기자의 파워부동산> 만성 전세난…‘임대산업’ 육성에서 해법 찾는다
주택시장, 소유서 임대거주로 변화
정부 지원책 전셋값 인상만 부추겨
2020년엔 월세비중 전세 초과 현상
임대주택 늘려야 ‘주거 안정화’ 실현


정부가 장기 전세난에 대응한 종합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잇따른 전월세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세난이 갈수록 장기화되면서 가계부채 증가, 내수 위축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최근 전세가 급등에 따른 전세자금 지원 확대책이 전세 수요를 되레 늘리는 영향을 초래, 전세난 장기화를 부채질하는 양상이다. 또 자금 대출이 급증하면서 가계부채를

크게 증가시키고 소비를 위축시키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전세압력 해소를 위해 공유형 모기지 등 매입 지원정책을 적극 펼쳐왔으나 주택시장 패러다임이 자가 중심에서 거주로 변하면서 한계에 직면한 상황이다.

따라서 주택정책을 시장흐름 중심으로 전환, 값싼 월세주택을 확대 공급하기 위한 민간자본 유치 방안과 임대사업자의 대규모 분양 및 매입을 유도하는 대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임대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기업형 임대관리전문회사 설립을 적극 유도, 임대산업을 활성화시킨다는 게 정부 정책의 주요 골자다.

하지만 이 역시 단기 전세난에는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임대산업 육성을 위한 시장 환경 미비, 다주택 소유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이 결부돼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주택시장의 패러다임이 자가보다 임대거주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전세난이 장기화되고 있다. 중장기 주택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월세 중심의 수급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우면동 보금자리주택. 
[헤럴드경제DB]

▶전세난 장기화, 가계부채 급증 등 부작용 초래=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의 경우 구매수요 감소에 따른 전세강세 현상이 1999~2001년까지 3년 동안 지속되면서 전세가격 변동폭이 61.5%에 달했다. 하지만 이후 구매수요로 전환되면서 전셋값이 하락하는 등 전세난이 급속히 수그러들었다.

이에 반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세난은 2009년 7월부터 상승, 6년 동안 지속되는 장기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상승폭은 31.6%로 외환위기 때보다 크지 않지만 매입수요 전환이 더딘 데다 저금리 등으로 월세 전환이 많아지면서 임대수요초과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70%대에 달하는데도 구매바람이 적극 일지 않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2009년 이후 매매가격은 하락했지만 전세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 매매가와 전세가가 탈동조현상을 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는 근본적으로 자가주택에 비해 전세에 거주하는 비용이 67% 수준에 불과, 전세 거주가 유리하기 때문(국토연구원)이다. 아울러 주택시장이 1~2인 가구 중심의 소가구화 수요로 전환되고 자가보다 임대거주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전세난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다.

공급 측에서 보면 저금리 여파로 전셋집이 대거 월셋집으로 바뀌어 전세매물 부족을 유발하고 있다. 지난해 박근혜 정부 들어 3차례에 걸쳐 전월세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전세수요를 구매수요로 전환시키기 위해 공유형 모기지 제도 등을 획기적으로 도입했으나 전세난이 지속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세대출지원책 역시 가계부채를 증가시키는 주범으로 작용, 논란만 키워온 게 사실이다. 가계부채 규모가 지난 2009년 33조5000억원에서 2013년 6월 말 현재 60조1000억원대로 3년6개월 만에 무려 79.4%가 증가, 국가경제 운용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전셋값이 오를 때마다 정부가 전세대출 규모를 확대했지만 결국 단기적 극약 처방이 전셋값만 부추기고 가계부채를 늘려 소비여력을 감쇄시킨 셈이다. 가처분소득을 갉아먹어 소비와 내수 활성화 등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월세전환 시장 트렌드, 오는 2020년까지 지속될 전망=한국개발연구원(KDI)의 민간 임대시장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월세전환 추이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0년 전세 28.7%, 보증부월세 10.5%에 달하던 주택점유 형태가 2010년에는 전세 22.4%, 보증부월세 18.6%로 급상승한 것이다.

2010년 기준 부산을 비롯해 광주, 대전 등에서는 보증부월세가 전세를 상회할 정도다. 또 1인 가구의 높은 보증부월세 선호 경향이 지속돼 동기간 중 21.6%→35.8%로 급상승했다. 소가족화, 고령화 등이 월세수요 확대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2010년 이후 수도권 전세주택 보유수익률은 2.5% 정도를 밑도는 반면, 월세 수익률은 4.5%대에 달해 공급 측면에서 월세가 유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수요와 공급 추이를 감안하면 향후 임차시장은 전세에서 월세로 급속히 진행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KDI 추정치에 따르면 월세전환속도가 빨라지면서 2018년에 이르면 전월세 비중이 같아지고 이후 월세가 전세 비중을 초과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추세는 오는 2020년까지 지속되다가 이후 전세와 월세 비율이 정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세 전환율(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돌릴 때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6% 수준일 경우 전세 비중은 더 축소되고 월세 비중의 증가속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추정됐다.

또 저소득층일수록 이자상승 부담이 커지고 1인가구 월평균 비용이 가장 높은 9만원에 육박, 월세 급전환이 약자층의 주거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들 공산이 클 전망이다. 정부가 전세 지원정책을 포기하고 월세전환에 걸맞은 민간임대 활성화를 핵심으로 하는 시장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은 이 같은 분석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장기 주택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월세 중심의 수급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다. 

ch10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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