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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존심 버린’ 기아차, 연초부터 ‘초저금리 승부수’
[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국내 자동차 업계 2위인 천하의 기아자동차도 자존심을 버렸다.

최근 극심한 내수 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2월 한달간 세단의 주력 모델인 K시리즈(K3ㆍK5ㆍK7)에 1% 대의 초저금리 할부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및 레저용차량(RV)의 주력 모델인 R시리즈(스포티지Rㆍ쏘렌토Rㆍ카니발R)에 3%대의 수시 할부를 적용하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작년 12월에도 비슷한 수준의 초ㆍ저금리 할부 정책을 빼든 바 있지만, 연초에 이 처럼 기아차가 사실상 전 차종이 포함된 대규모 초ㆍ저금리 할부 정책을 펼친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6일 국내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아차가 발표한 고객사랑 K시리즈 초저금리 할부 이벤트가 평소 기아차에선 보기 드문 파격적인 판촉 행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달 K3, K5, K7 등 K시리즈를 할부 구매하는 고객에게 1.9%(24개월 할부), 2.9%(36개월 할부), 3.9%(48개월 할부) 등 초저금리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것. 선수율(먼저 내는 비용)은 15% 이상이며 원리금 균등 납부 방식이다.

2월 할부 조건에는 R 시리즈도 들어가 있다. 스포티지Rㆍ쏘렌토Rㆍ카니발R 등을 구입하는 고객은 선수율 15% 이상에 12개월 3.9% 수시할부(원하는 만큼 나눠서 납부)가 가능하다. 평소 특정 차종을 찍어 저금리 할부를 제공한 적은 있지만 기아차가 이렇게 대규모로 하는 것은 작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연말이 아닌 연초에, 그것도 밀어내기가 아닌 정상 판매에 나서야할 시기에 초ㆍ저금리 할부를 진행한다는 데 있다. 보통 기아차의 정상금리는 선수율 15% 이상일 경우 5.9% 수준이다. 기아차 입장에선 자사의 이익을 일부 포기해서라도 차량 판매를 늘리겠다는 심산이다.

실제 지난 1월에는 K5 하이브리드, 레이 정도만 저금리가 있었다.


기아차가 다시 저금리 할부 및 차량 할인을 강화한 것은 최근 극심한 판매 부진 때문이다. 기아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3만4000대를 판매해 작년 1월 보다 6.2% 판매가 감소했다. 반면 기아차를 제외한 현대차(2.6%), 한국지엠(8.4%), 쌍용차(34.9%), 르노삼성(16.9%) 등 나머지 국내 완성차 업체는 모두 판매가 증가했다. 더 심각한 것은 스포티지R을 뺀 모닝ㆍK3ㆍK5 등 볼륨 모델들의 판매가 모두 전년 동월, 전월 대비 감소세라는 점이다. 신형 쏘울과 올 뉴 카렌스 등은 작년에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극도로 부진했다. 기아차가 동계올림픽에서 2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이상화 선수까지 동원해 스포츠 마케팅을 펼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판매가 많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기아차가 국내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당분간 내수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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