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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노보의 모토로라 인수…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재편 신호탄
-레노보 회장,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한 직후부터 ‘러브콜’

-2015년 ‘레노롤라’ 1억대 판매 목표, 세계 1위 삼성전자 맹추격

[헤럴드경제=최정호ㆍ황유진 기자]글로벌IT 시장에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중국 레노보가 미국 휴대폰의 자존심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은 서막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오바마폰으로 더 유명한 블랙베리, 그리고 MS로 넘어간 노키아도 결국 모토로라와 같은 운명을 맞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한국, 그리고 유럽 기업이 분할했던 세계 IT기기 시장이 한국과 중국, 그리고 미국 순으로 재편되기 시작한 것이다.

29억달러에 모토로라를 전격 인수한 레노보의 기세는 드높다. 양위안칭 레노보 회장은 2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지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2015년까지 레노보와 모토로라의 스마트폰 판매량 목표는 총 1억대 이상”이라며 “우리의 과제는 애플과 삼성전자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그는 또 모토로라를 인수하게 된 과정에 대해 “흥미로운 러브스토리와 같다”면서 “구글이 2012년 모토로라를 인수한 직후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을 집으로 초청해 ‘구글이 하드웨어 비즈니스에 관심이 없으면 모토로라를 레노보에 넘겨 달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고 덧붙였다. IT 변방에서 대세로 단숨에 점프하기 위한 레노보의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뚜렷한 의지가 드러난 셈이다.  

특히 레노보는 지난 2005년 부진에 허덕이던 IBM을 인수한 뒤 PC시장 세계 1위로 키워낸 저력을 갖고 있어 경쟁업체 입장에서는 이른바 ‘레노로라’의 등장에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미 시장에 매물로 나온 블랙베리, 그리고 MS가 인수한 노키아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동안 자체 브랜드로 세계 시장을 공략했던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레노보의 모토로라 인수에 자극 받을 것이라는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소문만 무성했던 HTC와 블랙베리의 중국 업체로의 매각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가’로 낙인 찍힌 중국 자체 브랜드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미국 브랜드 인수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노키아는 인터브랜드 집계 세계 브랜드 순위에서 57위, 블랙베리도 97위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제조 기술에 이들 미국 및 유럽 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더해진다면 마케팅 효과는 배가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레노보가 자사 브랜드로는 중저가 위주의 신흥국 시장을, 모토로라 브랜드로는 미국과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 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레노보가 모토로라 브랜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등 잠재력이 커진 부분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모토로라가 스마토폰 디자인이나 판매량에서 두드러진 모습을 보인 적은 없다. 구글이 휴대폰 제조사업에서 발을 빼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커진 점 등 여러 변수도 존재해 스마트폰 시장의 안갯속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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