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부터 4년간 발달장애 청소년과 미술로 소통해온 안윤모(52) 작가는 이들과 함께 작업하고 완성된 작품을 전시회를 통해 선보이며 장애를 가진 청소년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안 작가와 함께 작업을 해온 계인호(20) 김세중(19) 김태영(20) 이병찬(19) 조재현(20) 군은 ‘다섯명의 친구들’로 불린다. 이들은 모두 인지력과 의사소통 능력 등이 나이에 비해 느린 ‘발달장애’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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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윤모(맨 왼쪽) 작가와 다섯 친구들. |
비록 일상적인 모습은 부자연스럽고 서툴지만 이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면서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고 장애의 벽을 스스로 허물고 있다.
“다섯명의 친구들을 알게 된 것은 2010년 가을이었어요. 우연히 이들이 그린 엽서를 받아보고 단숨에 그림에 반해 버렸죠. 발달장애를 가진 친구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아름다운 색채와 형태를 가진 그림이었어요.”
이 다섯명의 친구들은 각자 다른 재능을 갖고 있다. 인호는 섬세하고 재미난 그림을 그리는 데 재능이 있다. 세중이는 형태를 뛰어넘는 순도 높은 색감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태영이는 언제나 거침없이 드로잉을 하고 채색도 빠르다. 병찬이는 개구쟁이 느낌이 고스란히 그림에 나타난다. 재현이는 나뭇잎 하나로 나무를 표현하는 등 독특한 그림을 그린다.
“언어적인 표현에 미숙한 이 다섯 친구들은 오히려 비장애 청소년보다 자신의 감정을 예술로 표현하는 데 뛰어나죠.”
최근에 안 작가는 인호 군이 그린 작품과 함께하는 전시회를 열었다. 인호 군은 두 살때 자폐 진단을 받고 12살때부터 그림을 배우기 시작해 현재 직업 화가를 꿈꾼다. 인호 뿐만 아니라 다섯명의 친구들 모두 직업 화가를 꿈꾸고 있다.
![](http://res.heraldm.com/content/image/2014/01/28/20140128000834_0.jpg)
“처음에는 치료를 위해 시작한 미술이 지금은 하나의 놀이로,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가 됐어요. 평소 제대로 대화할 수 없는 이 친구들이 다른 사람들이 자기 그림을 보고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행복한 표정을 짓기도 하죠.”
다섯명의 친구들은 작은 크기의 작품 하나에도 큰 정성을 쏟는다. 보통 일주일에 한 두점 완성하고 있는데 장애를 가진 이들로서는 매우 놀라운 일이다.
“아이들과 전시회를 여는 것은 이 아이들이 진짜 실력을 갖춘 뒤 작가로서 홀로서기 할 수 있도록 돕는 차원이예요. 이번에 인호와 했으니 다음에는 다른 아이들과 전시회를 열어야죠.”
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