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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백화점·온라인쇼핑몰·상조회사까지…
이 많은 제휴회사로 내 개인정보가 새 나갔다

카드신청시 정보 제공 동의땐
주민번호·직업·카드사용처까지
제휴업체 200여곳으로 넘어가

전국민이 불안한 이 와중에
대형마트는 떠들썩한 경품행사
정보수집 대가로 보석 내걸기도



‘볼펜 표시 한 번에 내 정보가 이렇게 많은 곳으로 흘러가는지 몰랐습니다.’

서울 광화문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이모(39) 씨는 몇 년간 모 카드사의 신용카드 사용자였지만, 지난주 자신의 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부랴부랴 카드를 해지했다. 그래도 찜찜한 마음에 카드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이용약관에 나와 있는 정보제공 제휴사 현황을 확인하고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내 정보가 제공되는 업체들의 수와 종류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고 다양했기 때문이다. 마우스 스크롤을 연거푸 몇 번 아래로 굴려도 제휴업체를 다 확인하기 어려웠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경우 각종 서비스ㆍ포인트를 제휴한 업체들은 어림잡아도 200곳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장품업체, 주유사, 골프업체, 정수기 회사, 온라인 쇼핑몰, 결혼정보업체, 안마의자업체, 증권사, 대형서점, 분유회사, 헤어스튜디오, 백화점, 면세점, 호텔, 학습지 회사 등 카드 결제가 가능한 대부분의 분야와 제휴돼 있다.

이들 업체에 제공되는 정보는 개인식별정보(성명, 주민번호, 주소, 전화번호, 직업, 성별, e-메일 주소 등)와 카드거래정보(카드번호, 거래일시, 사용금액, 사용처, 발급 및 해지 등)를 합쳐 10가지가 넘는다.

롯데카드가 공동마케팅 등을 위해 정보제공에 제휴한 업체 명단.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빼곡하다. [출처=롯데카드 홈페이지]

롯데카드는 부가서비스 제공 명목으로 롯데계열사들에 정보를 제공하도록 돼 있고, 서울시 시설관리공단과도 제휴가 돼 있다. 채권추심 업무 명목으로는 ‘ㅂ’ 법무사 사무소, 공증인가 ‘ㄱ’ 법무법인 등 19개 법무사 및 공증사무소로도 정보가 제공되도록 정해져 있다. 이뿐 아니라 잘 알려진 보험사들 외에 보험위탁판매사와 상조사까지 정보 제휴를 맺고 있었다. 이들에게는 소득, 재산, 주거, 직장정보까지 제공된다.

이에 따라 고객 동의가 있더라도 제휴에 제한을 두는 등 정보 활용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온 나라가 보안 문제로 떠들썩한 가운데서도 대형마트들은 개인정보 수집을 대가로 경품행사를 벌이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홈플러스는 78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2캐럿을 1등 경품으로 내건 ‘2014 경품대축제-홈플러스에서 다이아몬드가 내린다’ 이벤트를 다음달 9일까지 진행한다. 홈플러스가 주관사인 이벤트로, ‘개인정보 제3자 제공’에 동의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나와 있지만 미동의 시 응모 자체가 되지 않는다. 이 행사에 응모한 고객의 개인정보는 12곳의 보험사에 제공된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여파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대형마트의 경품행사가 버젓이 벌어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롯데마트는 신한생명과 함께 K3와 아반떼 등을 경품으로 내건 ‘2014 새해맞이 이벤트 福’ 경품행사를 이달 2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서울 잠실에 사는 주부 강모(45) 씨는 지난 주말 대형마트에 들렀다가 자동차 경품행사를 보고 혀를 찼다. 그는 “전 국민이 불안한데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행사를 버젓이 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연주ㆍ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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