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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네 처녀총각 맺어드려요” 미술관, 주민품으로…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콧대 높은 미술관이 바뀌고 있다. 점잔빼며 회화나 조각을 감상해야할 것 같은 미술관이 지역주민과 함께 공생하는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동네 처녀총각들을 모아 단체 맞선을 기획하고, 터줏대감을 불러 동네 이야기를 듣는 자리도 마련했다. 헌책을 바꿔보고, 뮤지션이 그리는 동네를 듣는 프로그램도 있다. ‘미술관에서 이런것도 해?’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주민품으로 뛰어들었다.

통의동에 위치한 대림미술관은 오는 2월 3일부터 23일까지 지역연계 프로그램 ‘데이트(DA+E) 프로젝트(Daelim Museum Art + Education Project)’를 연다. 주민들의 눈을 통해 포착한 현재 서촌의 모습을 보여주는 특별한 전시 <데이트 프로젝트: 통의동 데이트>를 대림미술관 옆에 위치한 이색공간 ‘빈집’에서 개최하는 것이다. 빈집은 실제로 사람이 살지 않는 비어있는 집이다. 대림미술관에서 가끔 행사를 진행했던 곳으로 전시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림미술관 관계자는 “예술을 통해 지역문화발전에 기여하고자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한다. 서촌의 역사, 사람, 그리고 현재 모습을 담아낸 창작물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예술이 미술관에만 갇히는 것이 아니라 지역민들과 소통하는 속에서 살아있다는 점에서 의미깊다. 

대림미술관 데이트프로젝트 [사진제공=대림미술관]

이번 전시는 지역주민들이 작년 2월부터 12월까지 기록한 서촌의 현재 모습을 보여준다. 1970년대 분위기가 고스란히 살아있는 전시장 ‘빈집’은 옛 것과 새 것이 교차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이 전시에서는 지역 청소년들이 서촌지역을 집중 탐방해 글, 그림, 사진으로 기록한 ‘틴진 메거진’, 주만들이 동네 구석구석을 찍은 사진과 설치작품, 서촌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사진으로 만나는 동네 지도’ 등 다양한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서촌 여행작가 설재우가 진행하는 서촌에 대한 강연, 모던록밴드 ‘보드카레인’의 기타리스트 이해완이 동네뮤지션으로 분하여 선보이는 이색적인 공연 ‘서촌 뮤지션콘서트’, 아티스트 구민자가 준비한 서촌 싱글남녀를 위한 특별한 이벤트 ‘동네맞선’ 등 동네 주민들과 학생들이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도 기획됐다.

2월 3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1부 전시는 배화여자고등학교, 풍문여자고등학교, 중앙중학교, 경복고등학교 등 지역 청소년 87명의 작품 1,200여점이 전시된다. 이어 2월 15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2부 전시는 지역 대학생과 미술관 인근 지역 직장인 31명의 작품 500점으로 구성된다. 관람료는 무료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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