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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펫테크를 아시나요?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개 한 마리에 17억원? 사슴벌레가 1억원에 낙찰?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관련 시장이 확대되면서 눈이 휘둥그레질만한 가격에 반려동물이 팔리는 소식이 심심치 않다.

실제 중국에선 2011년 한 부호가 일명 ‘사자개’로 알려진 티베탄 마스티프를 17억원에 구입해 화제가 됐다. 생김새가 사자처럼 독특한데다 늑대와 싸워도 지지 않는 용맹함, 그리고 평생 단 한 주인만 섬기는 충성심까지 갖춘 티베탄 마스티프는 현재 중국 부유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1999년 일본에선 길이가 80㎜에 달하는 왕사슴벌레가 1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일반 곤충 애호가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왕사슴벌레지만 가격이 이렇게 치솟은 건 수억분의 일에 달하는 희귀성 때문이다.

▶잘 키운 반려동물 하나 열 보너스 안 부럽다=국내에서도 반려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부수입을 얻을 기회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교배비다. 경주용 말은 현역에서 은퇴한 뒤 종마로 변신하곤 한다. 특히 스타 경주말은 꾸준히 수천만원에서 억단위의 교배비를 버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개의 경우 말보다는 못하지만 혈통이 좋을 경우 한 번에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도그쇼(Dog show)에서 1위(챔피언)에 오른 경우 교배비는 치솟는다. 그런가하면 직접 혈통이 좋은 개를 키워 분양을 하면 수천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은퇴자를 중심으로 반려견을 통해 즐거움을 얻는 동시에 수입도 얻으려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도그쇼를 개최하는 한 반려견단체 관계자는 “최근 도그쇼 출품을 문의하는 애호가들이 배 이상 급증했으며 실제 도그쇼에 나오는 반려견도 40%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곤충이나 관상어, 고슴도치 등 이색적인 반려동물도 펫테크로 각광받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 등에 따르면 국내 곤충산업(애완용ㆍ수정용ㆍ방제용) 시장규모는 2015년 3400억원으로, 5년 새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애완용으로는 사슴벌레 외에도 장수풍뎅이, 왕귀뚜라미 등이 인기다.

그런가하면 해양수산부가 ‘10대 수산물 수출 전략품목’으로 선정한 관상어도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산업으로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다. 실제 중국에선 사람의 얼굴을 닮은 인면어(人面漁)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거래된다.

▶“반려동물은 가족” 돈벌이로 전락해선 안돼=반려동물을 이용한 재테크가 각광을 받는 동시에 한편에선 반려동물을 수단, 즉 돈벌이로 이용하려는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경옥 동물사랑실천협회 서울지부 전문위원은 “반려견을 키우는 목적이 이윤이라면, 그 목적을 이루지 못했을 때 반려동물은 버려지거나 학대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교배 과정에서 학대가 발생할 수도 있다. 전 위원은 “발정이 난 반려견이라도 건강상태나 반려견의 의사를 무시하고 교배를 시키는 건 동물 학대”라고 비판했다.

실제 수익이 날 수 있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돈을 내고 교배를 시키고 싶을 정도의 반려견이라면 우수한 혈통의 고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기 투자비용 자체가 많이 드는 셈이다.

구입비뿐 아니라 씻기고 예방접종을 하고, 사료를 먹이며 적당한 운동을 시키는 등 비용과 관심이 적잖이 들어간다. 2년 전 유기견을 분양받아 키우는 박민혜 씨는 “평범한 사료를 먹이고 용품을 구입하는데도 일 년에 보통 100만원 정도가 들어간다”며 “하물며 도그쇼에 출품하는 반려견이라면 그 비용은 훨씬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려견을 수명을 다할 때까지 키우려면 이윤을 남기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행여 수술이라도 받을 경우 비용은 걷잡을 수 없다. ‘사랑만으론 키울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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