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패션 한류’ 뿌리내린다...파리 맨스 컬렉션 토종들 약진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앞으로 10년, 한류가 계속되려면 그 영역은 무한대여야 한다. 지금까지 한류는 K-팝(Pop)과 스타에 치중한 10년이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한류를 국제적 메인 스트림으로 만들기 위해선 지역ㆍ장르의 다양화를 최우선과제로 꼽았다. <헤럴드경제 1월 16일 1ㆍ5ㆍ6면 ‘K팝ㆍK컬처 넘어 K스타일로…’ 참조>

K-패션도 예외는 아니다.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디자이너들의 활동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지난 주말 열린 ‘2014 파리 FW 맨스 컬렉션’에선 대한민국 디자이너 정욱준, 우영미, 송지오가 각각 자신의 이름을 건 컬렉션을 열고 글로벌 패션의 심장 파리에 그 존재를 명확히 드러냈다.

▶응답하라 1940 ‘준지(Juun.J)’ 정욱준=남성복 디자이너 정욱준(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상무)은 지난 17일 오후 2시(현지시간) ‘파리 팔레 드 도쿄(Palais de Tokyo)’에서 2014 FW 준지 컬렉션을 개최했다. 파리에서는 14번째, 파리의상협회 정회원이 되고 나서는 두 번째 컬렉션이라 더 의미가 깊다. 이번 컬렉션에 대해서 “클래식함과 트위스트가 공존하는 컬렉션”(WWD), “매우 성공적인 쇼”(르피가로), “업타운 젠틀맨과 다운타운 배드보이의 스무스한 조화”(아이돌매거진) 등 쇼 직후 해외 주요 매체들로부터 호평이 이어졌다.

파리의상조합 회장인 디디에 그랑바흐와 글로벌 패션계 대모인 카를라 소차니, 스트리트패션 포토그래퍼이자 블로거로 유명한 스콧 슈만을 비롯해 패션계 주요 인사 및 현지 언론, 바이어, 셀러브레이티 등 600여명이 쇼에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빅뱅의 지드래곤과 태양 등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정욱준 디자이너는 이번 컬렉션에서 1940년대 미국에서 유행한 어깨가 넓고 아랫단이 좁아지는 팬츠로 구성된 ‘주트 슈트(Zoot suit)’를 미래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한 39벌의 의상을 선보였다. 주트슈트에 브랜드 고유의 과감한 실루엣과 정교한 테일러링을 더해 돋보이는 슈트를 선보였다는 평이다. 특히 양모를 열로 압축 가공한 소재인 펠티드 울과 가죽 등 다양한 고급 소재를 그만의 클래식 테일러링을 기본으로 이너웨어와 아우터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독창적인 디자인과 섬세한 마무리로 완성했다. 컬러는 블랙ㆍ네이비ㆍ그레이를 중심으로 다크그린을 포인트로 사용해 세련되고 깊이 있는 남성의 모습을 표현했다.

특히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젊은 층에서 사랑받는 모자 브랜드인 ‘뉴에라(New Era)’와는 협업을, 핸드페인팅 아티스트 조시 루크와는 피날레 의상 작업을 통해 보다 젊고 역동적인 에너지를 전달했다. 삼성전자의 컬래버레이션도 주목을 받았다. 준지가 제작한 ‘갤럭시노트 10.1 2014 에디션’ 전용 액세서리와 삼성전자가 ‘CES 2014’에서 최초로 선보인 ‘갤럭시노트 PRO’가 무대에 올라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다.



▶둥근 타원형 모티브 ‘WOOYOUNGMI’ 우영미=디자이너 우영미(㈜솔리드 대표)는 ‘팔레 데 뷰자(Palais des Beaux-Art)’에서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의 패션 전문에디터 수지 멘키스, 파리의상조합 회장인 디디에 그랑바흐 등의 패션인사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4년도 FW 컬렉션을 발표했다. 파리 컬렉션 참가는 11년째이며, 2011년 한국인 최초로 파리의상조합 정회원이 된 이력의 소유자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우영미 컬렉션에 대해 “재단은 흠 잡을 곳이 없고, 정교한 격자 무늬 체크 슈트가 돋보였다”(Details), “샤프한 테일러링과 소프트한 볼륨의 조화를 이뤄냈다. 개념과 실행의 경계를 넘나드는 쇼에 감탄스럽다”(Nowfashion) 등의 폭발적 반응을 보였다. 


우영미의 이번 컬렉션은 컨템포러리 모던아트 갤러리에서 쉽게 볼 수 있을법한 인물을 모티브로 아니시 카푸어 혹은 엘스워스 켈리의 작품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받은 둥근 타원형을 모티브로 한 것이 특징이다. 우영미스럽다고 평가되는 고급스럽고 샤프한 클래식 테일러드 컬렉션에 새로운 스타일인 부드러운 타원형의 디테일을 적용해 새로운 형식의 미니멀리즘을 표현했다고 호평받았다.

소재에서도 펠트를 바탕으로 다양한 볼륨감을 표현하기 위해 더블 펠트로 디자인해 타원형의 스토리를 재미있게 표현했으며, 잠수복에 사용하는 네오프린트 소재 등이 실험적으로 사용돼 흥미를 더했다. 색상 면에서도 회색ㆍ자주색ㆍ페트롤색ㆍ짙은 네이비 등을 주로 사용해 전 시즌과 확실한 대비를 이뤘다. 두 개의 레이어드 정장바지(Two-Step Trouse)와 하이웨이스트 크롭팬츠와 같은 새로운 아이템도 눈길을 끌었다.


▶암석의 웅장함ㆍ강인함 담은 ‘SONGZIO’ 송지오=디자이너 송지오(송지오옴므 대표)는 지난 18일 파리 ‘살 와그람(SALLE WAGRAM)’에서 컬렉션을 선보였다. 암석의 웅장함, 표면의 거침, 강인함을 송지오 특유의 회화 작업을 통해 동시대적으로 해석했다. 지난 시즌 동안 여러 차례 선보였던 프린트에 입체감을 더해 질감의 표현을 한 차원 끌어올려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송지오가 펜으로 직접 그린 회화를 동판으로 제작한 뒤 소재에 압력을 가해 독특한 부조감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그 위에 금은색의 금속 색상을 입혀 독특한 프린트를 완성했다. 이 프린트는 컬렉션 전반에 걸쳐 코트ㆍ재킷ㆍ점퍼ㆍ조끼ㆍ셔츠ㆍ통바지 밑단 등에 활용돼 각 아이템을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컬렉션은 전반적으로 콘트라스트를 강조했다. 과장된 실루엣 혹은 몸에 딱 맞아떨어지는 실루엣으로 대조적인 볼륨감을 표현했고, 거친 소재와 부드러운 소재를 함께 사용했다. 허리를 잘록하게, 어깨를 풍성하게 강조한 재킷과 큰 칼라와 부풀린 소매의 짧은 점퍼, 터틀넥 A라인 롱코트, 스커트처럼 크게 부풀린 통이 큰 반바지와 통바지가 돋보였다.

송지오 브랜드의 시그니처 색상인 블랙은 컬렉션 전체를 아우르며, 금은색의 프린트 컬러와 듀크블루ㆍ애시드옐로가 무채색에 포인트로 사용됐다. 소재에서도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무거운 면, 광택나는 실크, 코팅한 듯 반짝거리는 소재, 표면 보풀 질감의 소재로 고급스러운 남성다움을 표현했다. 


/vick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