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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말의 잔치’뿐인 차기 한은총재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세계 경제대통령’이라 불리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다음달 초 벤 버냉키에서 재닛 옐런으로 교체됩니다.

미 백악관은 재닛 옐런과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등 복수의 후보들을 6개월 전부터 미리 언론에 공개하고 선제적인 검증절차를 밟았습니다. 그 후 차기 의장이 옐런으로 굳어진 게 작년 10월 초로 벌써 4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옐런은 버냉키로부터 단계적인 인수인계를 받을 수 있었죠.

비슷한 시기에 우리나라의 FRB격인 한국은행의 수장도 교체를 앞두고 있습니다. 김중수 현 총재의 임기는 3월말로 돼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총재 임기가 고작 2개월밖에 안 남았지만, 청와대에서 후보에 대한 특별한 사전 언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하마평만 무성할 따름입니다.

그러던 중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한 해외언론과의 인터뷰 중 차기 한은 총재를 묻는 질문에 “지금 어떤 분이 좋을까 널리 생각하고 찾는 중”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차기 한은 총재에 대한 박 대통령의 첫 언급이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의 말을 듣고 나니 더 오리무중이란 느낌이 듭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한은 총재가 국회 청문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전문성과 자질 뿐 아니라 개인신상 면에서도 충분한 사전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런 면에서 미리 후보군을 공개하고 검증이 되도록 하는게 새로운 중앙은행 총재를 안정적으로 맞이하는데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박 대통령의 그동안의 인사 스타일을 보면 한은 총재 역시 사전 감지가 어려울 듯 보입니다. 정부 내 경제 장관들이나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을 임명할 때도 대부분 언론 등을 통해 하마평에 올랐던 후보군들을 빗겨나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죠. 오죽하면 ‘언론에서 쓴 인물은 아니라고 보면 된다’라는 말까지 회자됐을까요.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김광두, 정갑영, 조윤제, 박철, 이덕훈, 김석동

그럼에도 여전히 금융계나 학계에선 자천타천으로 ‘열심히’ 후임 총재감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우선 학계 인물로는 경제학자인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 정갑영 연세대 총장, 조윤제 서강대 교수, 김인준 서울대 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등입니다. 김광두 교수는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렸고, 박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라 불릴 만큼 국정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인물이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중수 총재 후임으로 현 정권 들어 가장 많이 거론된 인물입니다.

관(官)계에서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경제기획원 출신의 현정택 인하대 교수 등이 거론됩니다. 이들은 정책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 강점이며 인사 검증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이주열ㆍ박철 전 한은 부총재 등 한은 출신이나 김대식 중앙대 명예교수, 최도성 한동대 교수, 이덕훈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대표등 옛 금통위원 출신들도 이름이 오르내립니다.

이들 중에 차기 총재가 나올 수 있을까요?. 아니면 한번도 거론되지 않은 제3의 인물이 임명될까요?. 며느리도 모를 일입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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