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한파 향후 가격동향 최대변수
밀과 옥수수 등 곡물 값이 날개없이 추락하고 있다. 2012년 곡물가격 폭등에 따른 ‘애그플레이션’ 공포가 2년만에 ‘애그디플레이션’ 우려로 돌변했다.
16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3월물 밀 가격은 시간외 거래에서 부셸당 5.6달러대까지 밀렸다. 이는 지난 2010년 7월 이후 3년 반만에 최저치. 지난 2012년 러시아의 극심한 가뭄과 폭염 등의 영향으로 9달러대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36% 급락한 수준이다.
밀값 하락의 주된 원인은 전세계 밀 공급량이 증가한 탓이다. 이미 수확을 마친 캐나다는 밀 농사에서 사상 최대 풍작을 봤다. 이제 막 수확을 시작한 호주도 작황이 좋아 증산이 예상된다. 여기에 구소련 연방과 유럽연합(EU)도 가세했다.
이 때문에 미 농무부는 2013년도(2013. 6~2014. 5) 세계 밀 생산량을 전년대비 9% 증가한 7억1266만t으로 추산했다. 4년 만에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것이다.
사료용에서 밀의 대체재인 옥수수 가격이 하락한 것도 밀값을 끌어내리는데 한 몫했다.
옥수수는 최대 생산지인 미국의 풍작으로 이날 CME에서 부셸당 4.28달러로 마감했다. 부셸당 8달러까지 올랐던 2012년 여름에 비해 47% 폭락했다.
앞으로 밀값 동향의 최대 변수는 미국을 강타한 ‘혹한’이다.
밀 최대 수출국인 미국은 가을에 씨를 뿌리고 초 여름에 수확하는 ‘겨울 밀’ 재배에 한창이다. 하지만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겨울 한파로 밀 수급에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곡물 시장 관계자는 “아직까지 농작물 피해는 보고 되지 않았지만, 미국 한파 영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