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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트 홀릭> 내 무의식 속의 새(鳥)
흰 종이에 새의 정수리가 섬세하게 그려졌다. 새의 눈과 부리, 깃털을 정교하면서도 압축적으로 표현한 것이 돋보인다. 대담한 구도 또한 범상치 않다. 그런데 새 부리에서 가는 선이 이어져 있다. 분명 사실적인 그림이지만, 초현실적 분위기가 감돈다. 이 그림은 재미 화가 석민우(29)의 드로잉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고교 때 미국 유학길에 올라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스쿨(SAIC)에 적을 두고 있는 석민우는 특별한 형상을 정하지 않은 채, 선(線)에 집중해가며 그림 그리길 즐긴다. 마치 무의식 속에 감춰진 이미지를 탐구하듯 드로잉을 하는 것. 그 영감을 따라 그린 석민우의 드로잉은 작가의 예민한 촉(觸)을, 남다른 상상력을 오롯이 보여준다. 부리에 빨대처럼 긴 선을 더한 것은 무언가를 끝없이 갈구하는 현대인의 욕망을 빗댄 듯해 눈길을 끈다. 

석민우 ‘bird’. 종이에 펜. 2003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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