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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패 軍장성 별장서 쏟아진 순금흉상 · 황금대야…
중국 역대 최대 부패 스캔들
구쥔산 前 총후근부부장 별장
황금배 · 마오쩌둥 흉상 등 압수
고가 마오타이주만 트럭 2대분

谷 부부장 축재액 3조5000억원
‘공산혁명 자녀혈통’ 신분세탁도
시진핑, 올 초강력 부패단속 지속


‘순금 마오쩌둥(毛澤東) 흉상, 황금세숫대야, 황금배, 마오타이주(茅台酒) 수만병….’

중국 역대 최대 부패 스캔들로 꼽히는 구쥔산(谷俊山) 인민해방군 전 총후근부 부부장(중장)의 허난(河南)성 푸양시 별장을 압수수색해 찾아낸 장물이다.

홍콩 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는 보물창고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어마어마한 장물이 트럭 4대에 가득 실려 이틀밤에 걸쳐 운송됐다고 15일 전했다.

구 전 부부장은 ‘장군부’라고 이름지은 이 별장 지하실에 수집하거나 뇌물로 받은 장물을 보관해왔다. 압수수색을 맡은 관계자는 이 가운데는 일반인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물건이 상당수 있어 밤을 이용해 운송했다고 전언했다.

특히 한 병당 1000위안(약 17만5000원)이 넘는 마오타이주는 트럭 2대분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무장경찰 20여명이 일일이 손으로 운반했다고 한다.

집권 직후 부패척결에 명운을 걸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구쥔산의 집에서 마오타이주 1만병이 발견됐다는 보고를 받고 “전쟁 준비를 하는데 이런 물자도 필요하냐”며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비리로 체포된 구 전 부부장이 2인자로 근무했던 총후근부는 군수ㆍ보급ㆍ후생 등 중국군의 ‘돈줄’을 쥐고 있는 부서다. 한 해 관리하는 자금만 100억위안이 넘는다.

그의 축재액은 무려 200억위안(3조514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얼환(二環)의 금싸라기 땅에 수십채가 있는 등 부동산만 300여채, 드러난 정부(情婦)만 5명이다.

그는 주로 군용 토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부동산개발업자에게 리베이트를 상납하게 해 축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순금 마오쩌둥 흉상.

자신을 ‘홍색(공산혁명 자녀) 혈통’으로 둔갑시키는 신분세탁도 했다. 이를 위해 작가를 고용해 아버지를 혁명열사로 만드는 자서전을 쓰게 하고, 고향인 푸양에 혁명열사 묘지도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싱다오르바오는 구쥔산의 별장 수사 결과가 공개되는 것 등으로 미뤄 2년여 동안 끌어온 그의 재판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구쥔산 사건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중국의 부패 관료가 뇌물로 받은 돈과 장물을 보관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지난 3일 신징바오에 따르면 구 전 부부장처럼 통크게 별장을 따로 지어 숨기기도 하지만, 고액권의 지폐를 베개 속에 채운다거나 침대 밑에 깔아놓는 등 주로 안방을 은닉 장소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가택 수색 때 가장 쉽게 들키는 곳이기 때문에 비닐로 싸매 화장실 환풍기 속에 감추기도 하고, 생선 뱃속에 돈을 넣어 냉동실에 보관하거나 천장에 비밀공간을 따로 만드는 등 갖가지 기묘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시 주석은 13일 열린 중앙기율위원회 회의에서 ‘부패 0% 용인’이라는 말로 부정부패 척결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강력한 부패단속을 지속하겠다면서 “초기에 작을 때 치료해야 병이 나을 수 있다”며 문제를 발견 즉시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국가행정학원 왕위카이(枉玉凱) 교수는 “부패척결에 대한 요구치를 더 높인 것”이라며 “올해 더 많은 호랑이(거물급)가 철창 신세를 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진핑 정권의 부패척결 조치로 지난해 중앙부처 관리 31명이 조사를 받았고, 이 가운데 18명이 성장ㆍ장관급 관리였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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