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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배추 4배 · 양파 2배…인도 ‘스태그플레이션의 덫’
작년 11월 물가 상승률 11%
인도가 살인적 물가에 신음하고 있다. 경기둔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물가까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덫’에 걸린 것이다.

인도 물가는 식료품 가격을 중심으로 폭등하고 있다. 양배추는 4배, 양파와 토마토는 각각 2배 이상 가격이 치솟았다. 지난해 11월 물가 상승률은 11%로 2011년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5일 “경기침체 속에 인플레가 진행돼 통화정책 운영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식료품 물가폭등이 국가 경제와 정치를 흔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는 5월 예정인 총선에서도 식료품 물가 상승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의 식량 인플레이션 배경에는 열악한 농산물 유통망과 정부의 농촌 과잉보호 등 구조적 문제가 자리한다. 인도에서는 농산물 저장 창고 등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유통과정에서 채소 30%가 썩거나 손상된다. 도로정비 지연에 따른 운송비 상승은 고스란히 채소 값에 전가됐다.

정부의 ‘퍼주기식’ 농촌 지원정책도 도마에 올랐다. 집권 여당인 국민회의는 2005년 ‘전국 농촌 고용 보장계획’을 발표하면서 농촌 빈곤층에 사실상 현금 급여를 제공해왔다. 인도의 농촌 인구가 전체 12억 인구 중 70%를 차지하는 만큼 파급 효과는 컸다. 최저임금을 상회하는 급여 혜택으로 농업 생산은 늘지 않고 오히려 식량수급을 저해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여기에 지난해 인도를 강타한 홍수로 작황이 부진한데다, 루피화 가치 폭락으로 수입품 가격마저 상승해 가계 부담을 더욱 가중시켰다.

물가상승을 억제해야 하는 인도중앙은행으로서는 금리인상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그마저도 간단치가 않다. 이미 인도 기준금리는 7.75%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라구람 라잔 총재는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두차례에 걸쳐 금리를 0.5%포인트 올렸다. 금리를 더 올렸다가는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를 더욱 침체로 몰고 갈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식량 인플레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자동차 판매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농산물 유통 및 생산 구조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아 중앙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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