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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혜영 “젊은 감각 살려 앞으로 낯선 소설 쓰고 싶어”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그동안 내가 주변을 바라보며 오해한 것들을 소설로 써온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을 했었습니다. 이 상을 앞으로도 계속 오해한 것을 써도 좋다는 의미로 알고 받겠습니다.”

편혜영 작가의 단편소설 ‘몬순’(한국문학 겨울호)이 제38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3일 서울 태평로1가 파이낸스센터에서 열린 이상문학상 발표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편 작가는 “여행지에서 문학상 소식을 들으면 근사하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실제로 일본 여행 중 수상 연락을 받아 놀랐다”며 “이 상을 받게 되면 마냥 기쁠 줄 알았는데 수상 소식을 들은 뒤 마음이 차분해졌고, 여행의 피로감이 긴장감으로 바뀌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상작 ‘몬순’은 사고로 아이를 잃은 젊은 부부가 겪는 불안한 삶을 그린 작품이다. 작가는 서로에게 말하지 못한 비밀로 인해 긴장감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부부의 일상을 정전(停電)이라는 상황과 엮어 삶의 대한 신뢰의 문제로 발전시켜 극적 긴장감을 유지한다.

이번 이상문학상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주요 문예지에 발표된 중ㆍ단편 소설을 대상으로 예비 심사 과정을 거쳐 본심에 올릴 15편을 선정했다. 본심에는 심사위원으로 김윤식 문학평론가, 서영은 소설가, 권영민 문학평론가, 윤대녕 소설가, 신경숙 소설가가 참여했다.

권영민 문학평론가는 “‘몬순’을 비롯해 윤이형의 ‘쿤의 여행’, 조해진의 ‘빛의 호위’, 천명관의 ‘파충류의 밤’ 등 4편이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경합을 벌였다”며 “심사위원들의 논의과정에서 치밀한 구조, 분명한 주제의식, 소설적 성취 면에서 자연스럽게 ‘몬순’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선정 과정을 전했다.

이번 이상문학상의 특징은 후보로 올라온 작가들이 모두 2000년 이후 등단한 작가들이란 점이다. 지난해 제37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김애란 작가는 역대 수상자 중 최연소였다. 이상문학상은 중ㆍ단편 소설 분야에선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단편소설은 순수문학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 중 하나다. 이들의 후보작 석권은 문단의 세대교체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편 작가는 “아직도 소설을 쓰는 과정에 있는 작가여서 견고한 자기세계가 만들어진 다음에야 상을 받을 기회가 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빨리 수상 소식이 도착했다”며 “‘이상’이라는 이름은 감각이 무뎌진다는 느낌이 들 때마다 상기하는 이름이다. 앞으로도 젊은 감각으로 낯선 소설을 쓰고 싶다”고 전했다.

시상식은 오는 11월 초에 열릴 예정이다. 상금은 대상 3500만 원, 우수상 300만 원이다. 수상작품집은 오는 20일 발간된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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