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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백 150만원 vs 257만원
병행수입, 가격거품 얼마나 잡을까
직장인 A(34) 씨는 지난 연말 지방시 나이팅게일백을 백화점 병행수입 매장에서 150만원가량에 구입했다. 지방시 공식매장 257만원과 비교하면 40% 이상 할인된 가격이다. A 씨는 “병행수입품을 처음 이용할 때는 진품 여부가 걱정되기도 했지만 믿을 만한 판매처에서 파는 병행수입 상품은 가격 메리트 때문에 종종 이용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올해 병행수입이 본격화되면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병행수입 열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해마다 가격을 올리면서 배짱영업을 하고 있는 명품 브랜드들은 긴장해야 할 때다. 이미 대형마트, 홈쇼핑뿐만 아니라 소셜커머스 등까지 뛰어든 병행수입 시장은 연 2조원 규모로 추정되며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다. 병행수입 확대로 인한 가격경쟁력 증가는 공식 독점 수입업체에도 자극제가 돼 전반적인 가격인하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 쇼핑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국내에서만 비싸게 받는 배짱영업은 점차 발붙이기 힘들어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병행수입 명품에도 통관표지가 부착되면서 인식이 나아지고 있고, 이번 조치로 시장이 확대되면 소비자들의 구매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여성들의 주요 관심 품목인 가방은 이미 병행수입이 꽤 활성화된 품목이다. 일부 매스티지 브랜드는 편의점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 정도. 고가 명품백의 경우 할인율이 20~30%만 돼도 100만원이 왔다 갔다 할 정도로 가격경쟁력이 높기 때문에 알뜰한 소비자의 이용이 늘고 있다. 의류는 최근 ‘대박’이 난 대형마트의 몽클레르 등 고가 패딩 기획전이 가까운 미래다. 마트가 전문 병행수입 업체와 손잡고 직접 수입하면서 가격을 낮추기 때문에 백화점 대비 최대 7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 대표적인 상품으로 몽클레르 마야스타일이 81만5000원, 아독사스타일이 93만5000원으로 반값 수준이었다.

대형마트는 매장 내 명품편집숍을 확대하는 한편 식품, 아동용품 등 병행수입 품목 다양화에도 이미 나섰다. 이마트에 따르면 2009년 10억원이던 병행수입 매출은 지난해 6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 매출목표는 800억원에 달한다.

화장품도 가격거품이 걷힐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부터 제조번호가 같은 제품에 한해 품질검사를 1회만 실시해 병행수입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그간 식약처는 화장품 병행수입의 경우 수입할 때마다 품질검사를 시행해왔다. 수입 절차가 간단해지면서 병행수입이 활성화되면 가격은 자연스레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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