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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치부심 ‘K9’…VVIP 마케팅 통할까
칵테일바 · 바버숍 · 슈케어 · 맞춤슈트 컨설팅…
40~50대 차주 자존감·만족도 높이기
최고급 이미지 강화·매출 ‘두토끼 잡기’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6성급 최고급 호텔의 한 방. 따뜻한 수건이 부드럽게 얼굴을 감싼 후 면도가 시작됐다. 면도를 해주는 이는 최근 전문직 남성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고급 바버숍 ‘헤아(HERR)’의 직원. 사각사각 면도칼의 기분 좋은 소리가 끝나자 이내 청량한 애프터 셰이빙 로션이 피부에 스며든다. 이어 국내 최고의 슈케어(shoe care) ‘문 샤이너’의 김범준 대표가 직접 영양제와 왁스로 구두를 관리해준다.

마치 고급 남성전용 에스테틱 숍에나 어울릴 것 같은 이 모습은 바로 기아자동차가 운영하는 ‘K9 살롱 드 나인’<사진> 서비스다. 지난 9일 2014년형 K9을 출시한 기아차가 오는 17일까지 VIP 120여명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로 초청해 운영하는 VIP마케팅의 일환이다. 


고급 위스키 시음, 피부관리 및 안면 마사지, 맞춤 슈트 컨설팅 등 8가지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살롱 드 나인은 K9에 대한 기아차의 절치부심(切齒腐心)을 보여준다.

4년5개월여의 연구기간 동안 총 5200억원을 투입했지만 출시 첫해 7599대에 불과한 판매량을 보이고, 심지어 지난달에는 222대라는 처참한 숫자를 기록한 K9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마케팅인 것이다.

기아차가 내놓은 전략은 프리미엄 VIP를 공략하는 것. 현대차 에쿠스와 제네시스 사이에 위치한 어중간한 차라는 기존 K9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에쿠스는 물론, 해외 명차들과 당당하게 겨루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살롱 드 나인은 K9 고객들에게 단순히 대접받는다는 인식을 넘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고객중심 서비스의 대표적 전략이다.

성공한 40~50대의 고객들에게 어울리는 고급 서비스는 물론, 개인에 특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K9을 소유한 이들이 느끼는 자존감과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숫자 9는 완성의 순간이라는 의미를 가진다”며 “K9을 타는 고객들은 경제적으로 성공한 것은 물론, 트렌드에도 민감한 세련된 고객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현하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지난달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기존 더 멤버십 K9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고객을 찾아가는 고객특화 프리미엄 마케팅을 더욱 확대해 ‘K9을 타는 고객은 최고급 대우를 받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K9이 국내 대형차 시장에서 공고히 자리매김하도록 적극적인 마케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상범 기자/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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