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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절 선물 1번지 왜 ‘한우’ 로 통할까
구제역 제외 명절마다 10% 신장 유일
가격탄력성 낮고 효용성도 좋아 선호


‘흰 쌀밥에 고깃국…’은 한국인 전통 밥상의 불변의 법칙이다. 특히 명절 밥상에서 고깃국은 빼놓아서는 안되는 필수 음식이다. 한국인 불변의 법칙은 설 명절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세월이 흐르고 명절 선물이 바뀐다고 해도 고기는 언제나 한국인 명절 선물 왕좌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왜 명절 선물 1번지가 한우로 통하는 것일까.

▶설 명절 선물 1번지는 한우=유통업체에 따르면 200여개가 넘는 설 명절 선물 중 단연 1위는 ‘정육’이다.

지난해 설 선물세트 본 판매 기간 롯데백화점은 매출이 전점 기준으로 11.7% 올랐으며, 축산물의 매출 신장률은 16.8%에 달했다. 전체 실적을 웃도는 높은 신장률을 기록한 셈이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에도 최근 5년간 정육 매출 비중은 평균 36%를 웃돌 정도로 압도적이다. 이는 대표적 설 선물로 꼽히는 굴비와 같은 수산물이나 사과와 같은 농산물보다 배를 웃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전체 설 선물세트 판매금액 중 정육 선물세트의 비중은 2009년 26.4%에서 지난해에도 26.4%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 평균 14%의 비중을 차지하며 2위 자리에 오른 건강식품보다 배가량 높은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정육 선물은 2010년 구제역 여파 당시에도 매출 비중으로 따지면 1위를 지켜냈을 정도로 설 명절 선물로 위상은 절대적”이라며 “구제역 때를 제외하곤 명절마다 평균 10%가량 신장하는 유일한 선물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가 지난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패널 12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추석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선호하는 선물세트로 갈비세트(12.3%)가 꼽혀 상품권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정육 명절 선물세트는 다만 가격 동향 및 경기 등 외부 상황에 따라 큰 폭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2012년 설의 경우엔 2010년 말부터 2011년 초까지 발생한 구제역과 사육마릿수 증가로 인해 평년보다 한우 가격이 15%가량 하락하면서 매출은 오히려 59.3% 늘기도 했다.

▶왜 선물로 한우를 고집하나=유통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전통’과 ‘변수’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설명한다. ‘흰 쌀밥에 고깃국’이라는 불변의 전통 탓이 가장 크다. 하지만 정육의 경우 수산물이나 과일류에 비해 수급에 영향을 줄 변수가 적은 것도 특징이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가격 탄력성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정육 선물세트 사랑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주는 사람의 정성과 받는 사람의 격을 따질 때 정육 선물세트는 실패 확률이 거의 낮다고 한다. 경기불황기엔 가격 대비 효용성을 따져서 실패할 확률이 적은 선물을 골라야 하는 만큼 호불호가 강하지 않은 정육류에 소비자의 손이 몰린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김기성 축산 CMD(선임상품기획자)는 이와 관련해 “한우는 조상 대대로 이어져온 전통적인 선물인 만큼 불황에도 명절마다 두자릿수 이상의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설 명절 선물세트로 소 한 마리의 1%인 VVIP 부위만 사용한 순갈비 선물세트를 내놓기도 했다. 순갈비는 3ㆍ4ㆍ5번 갈비대를 중심으로 갈비 중에서도 15%에 해당하는 극소량 부위로 ㎏당 무려 15만원을 호가한다. 롯데백화점도 유기농 사료로만 키운 소로 구성된 ‘친환경 유기농 한우세트’(77만원) 등 정육 선물세트의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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