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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트 홀릭> 불면, 그 깊은 공포의 수렁
녹 내리는 양의 얼굴, 부유하는 머리, 놀리는 듯 바라보는 앵무새의 눈… 이 공포는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불면증. 동화 속 순한 양은 흘러내리고 해체돼 기괴한 형상으로 관객을 덮친다. 피로한 몸은 잠을 끈덕지게 요구하지만, 악몽 같은 환상에 시달린다. 안준영 작가는 ‘파라노이드 인섬니아’라는 불면증을 소재로 한 연작 드로잉을 공개했다. 서양에선 잠들지 못하면, 잠(sleep)들기 위해 양(sheep)을 센다는 행위에 착안했다. 펜으로 털 하나하나까지 촘촘하게 묘사해, 사실적이라기보다 작가가 갖는 두려움이 과장되게 표현됐다. 잠들지 못하는 자들은 꿈도 아닌 환상에 시달리면서도, 이대로 잠들 수도 있다는 실낱 같은 기대에 불면의 공포를 참고 또 참는다. 안준영의 불면증 연작은 종로구 갤러리그림손의 ‘신진작가 공모전’에서 만날 수 있다. 13일까지. 

안준영 ‘paranoid insomnia’, 종이에 펜과 아크릴, 75×101㎝, 2012.                                            [사진제공=갤러리그림손]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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