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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 ‘Mr. 쓴소리’ 자처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국내 투자는 이미 과잉”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박용만<사진>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이 정부와 노동계를 향한 쓴소리로 새해 포문을 열었다. 새 해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은데 기업을 너무 옥좨지 말라는 뜻이다. 재계 대표 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STX그룹 동양 효성 등 회장단의 잇따른 고초로 말을 아낄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경제단체장 중 허창수 전경련회장을 제외하면 유일한 대기업 오너 출신 회장인 박 회장이 재계를 대표해 ‘총대’를 멘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최근 서울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신년 인터뷰에서 정부의 투자확대 주문에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박 회장은 올 해 기업의 국내 투자 전망에 대해 “국내는 투자 과잉이다. 투자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기회의 문제다. 국내는 규제도 많고 노사 관계 등 여러 환경을 봤을 때 (투자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해 흐름을 보면 경기가 나쁠 때는 해외투자가 줄다가 경기가 좋아지기 시작하면 다시 해외투자가 먼저 느는 상황이다. 국내 상황을 봤을 때는 투자가 급격하게 늘어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자를 늘리기 위한 선행조건으로 규제 완화, 노사 관계 안정화 등 투자 환경 개선을 주문했다.

박 회장은 통상임금 문제에 대해 “회원사들도 ‘도대체 어떻게 되는 것이냐‘며 굉장히 불안해한다. 통상임금 산정 범위와 관련해 기업별로 노사 간 소송도 예상된다. 법으로 (임금체계를) 명시한다면 노동부가 입법을 추진해서 분명히 해줘야 한다. 국가경제에 부담이 안되는 방향으로 솔루션을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정부가 임금체계를 법으로 분명히 정해 논란을 막아야 한다는 의미다.

아울러 중소기업은 보호대상, 대기업은 규제대상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등 정부가 주도하는 대ㆍ중소 동반성장 정책과 관련해 “보호주의 원칙이 능사, 만사가 되면 전체 경쟁력이 약해지는 것은 틀림없는 일이다. 보호장비나 규제는 한시성을 가져야 한다. 칸막이 보호나 진입규제를 통한 보호를 할 때 동시에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도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을 보는 사회의 왜곡된 시각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는 “기업들이 변화 요구에 저항하는 게 결코 아니다. ‘변화하겠다’고 말하는 기업들을 나쁜 집단으로 몰아가서는 안된다. 우리 기업을 변할 생각이 없는 집단으로 취급하거나 편 가르기 식으로 매도해서는 안된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지난 50년, 60년 남짓한 시간동안 세계가 인정할 만큼 국가의 부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혁혁한 성과를 내다보니 자기 자신의 내적 성숙을 돌볼 여유가 없었는데 이걸 좀 인정해달라. 지금은 몸살, 홍역, 성장통을 앓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성장통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자기 변신을 빨리 할 수 있도록 격려의 눈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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