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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년기획>“한국인이 넘버원!”, 美에 부는 비즈니스 한류
[조지아(미국)= 김상수 기자]“여기선 한국인이 넘버원입니다.”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한 상점에서 직원이 웃으며 건넨 말이다. 아틀랜타 인근 조지아ㆍ알라배마 지역에 부는 한류(韓流)는 조금 특별하다. K팝, 드라마로부터 부는 열풍도 아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한국기업. 현대ㆍ기아자동차를 시작으로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와 협력업체가 대거 진출하면서 이곳에 ‘현대ㆍ기아차 타운’을 만들었다. 시골마을을 산업도시로 탈바꿈시킨 주인공들이자, 이곳에 한류 열풍을 몰고 민간 한국 홍보대사다.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도시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바로 옆에 기아차 공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 거대한 기아차 로고가 한눈에 들어왔다. 현대글로비스 조지아법인 관계자는 “아틀랜타 인근 지역에선 이 고속도로를 통과하지 않곤 이동할 수 없다”며 “로고 노출만으로도 엄청난 광고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고속도로를 빠져나가자 ‘기아 블러버드(Kia Boulevard)’란 도로가 나왔다. 기아차를 기념해 지어준 도로 이름이다. 현대차 알라배마 공장 인근에도 마찬가지. 고속도로 옆으로 ‘현대’ 이름을 붙인 길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ㆍ기아차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차 부품 등이 들어오는 모빌항도 예전엔 지방의 조그만 항구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대차가 미국 공장을 설립한 이후 항구 개발에 들어갔고, 지금은 인근 지역의 주요 수출항구로 급성장했다. 

현대글로비스 알라배마 공장 내부 모습.

현지 주재원이 체감하는 변화는 더 생생하다. 구형준 현대글로비스 알라배마 법인장은 “초기엔 미국 현지 직원이 은근히 한국인 임원을 홀대하는 분위기도 있었다”며 “현대ㆍ기아차의 위상이 높아진 지금은 직원ㆍ임원 간의 격식도 철저히 지켜주고 한국인도 인정해준다”고 했다.

현대ㆍ기아차를 비롯해 현대모비스나 현대글로비스 등 각 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도 곳곳에서 들렸다. 미국인 직원이 건네는 한국말 인사다. 시내 음식점이나 상점 등에서도 한국어로 된 안내판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한국기업이 이역만리 타국에서 만들어낸,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다.

한국으로 파견 교육을 경험한 직원들도 새로운 ‘한류 알리미’가 됐다. 구 법인장은 “미국 직원 중 우수 직원을 선별해 한국으로 파견 교육을 보내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며 “한국을 새롭게 알게 된 이들이 다른 직원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는 전도사가 되고 있다”고 했다.

이홍기 현대글로비스 조지아법인장은 “미국에서도 한국인이 이만큼 인정받는 데에 큰 자긍심을 느낀다”며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지만 자부심을 갖고 업무에 임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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