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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칼럼 - 김재수> 눈 내리는 서울거리

지구촌 곳곳에 기상이변이 많은 한 해였다. 최근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112년 만에 눈이 내려 피라미드가 눈에 덮이는 기상이변이 발생했다. 이스라엘, 요르단도 고속도로가 마비되고 항공 운항이 취소될 정도로 폭설이 내렸다. 연평균 기온이 섭씨 24도로 아열대 기후에 해당하는 베트남에도 최근 폭설이 내렸다.

미국은 북동부 지역에 눈폭풍과 강풍이 몰아치고, 남부는 홍수로 인명 피해가 났으며, 중부 대서양 연안은 최고 기온을 연일 경신하는 이상고온이 나타나고 있다. 한 달 전 사상 초유의 슈퍼 태풍 하이옌으로 필리핀은 1만여명의 사상자를 냈다. 기상이변은 점차 심해지고 예측불가능하며 가까이 다가온다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최근 몇 년간 태풍, 홍수, 폭설, 한파 등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해졌다. 지난 100년간 지구 평균온도가 0.75℃ 상승했으나, 우리나라는 1.5℃나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야간온도가 섭씨 1도 오르면 쌀 생산량이 10% 감소하고, 평균기온이 섭씨 2도 상승하면 동식물이 최대 40% 정도 멸종된다고 예측한다.

기후변화는 농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기상이변이 주로 농작물에 피해를 주었으나 비농업 부문 피해도 매우 크다. 레저, 패션, 관광, 유통 분야는 날씨에 따라 매출액 차이가 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올해 초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7%가 한파와 폭설로 기업경영에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파손, 운송·물류 차질, 원자재 가격 상승, 안전사고 증가 등 피해유형도 여러가지다. 기후변화 대응을 잘 못하면 행정기관과 주민 간에 새로운 갈등을 유발되기도 한다.

기상이변 대응은 전방위적이고 중장기적으로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아열대 채소 등 신품종 개발, 병해충 방제, 농작물보험 확대, 식물공장과 도시농업 확충 등 다양한 농업 대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기후예측 시스템 강화, 저탄소 대체에너지 개발, 종합방제체제 구축 등 통합적 대책도 필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기후변화 대응 노하우다.

필자는 2003년 2월 초,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하자마자 사람의 평균 키 높이 정도로 내리는 엄청난 눈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더 놀란 것은 밤새 내린 눈이 시 당국의 신속한 제설작업으로 아침에 말끔히 치워진 점이다. 제설의 노하우, 즉 ‘소프트웨어’ 대책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군대생활에서도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눈 치우는 일이다. 제설작업을 배경으로 만든 ‘레밀리터리블’ 동영상이 병영에서 나온 이유도 그만큼 힘들고 어렵다는 이야기다.

도로 정비, 장비 확충 등 제설의 사회간접자본(SOC) 확충도 필요하나 소프트웨어, 즉 대응 노하우를 발전시켜야 한다. 눈 내리는 서울거리를 보면서 혁신적 아이디어를 고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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