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2014년 대예측>기업인 수난시대, 탈출포인트 생길까
-오너 리스크ㆍ통상임금 판결 등으로 기업 투자 위축 우려

-“새해에는 구속 대신 투자ㆍ고용 확대 등 단어 오르내리길”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2013년은 기업과 기업인에게 잔인한 해였다. 불법ㆍ탈법 행위를 저지른 총수들이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고 법정에 섰고, 심지어는 구속되기까지 했다. 이 같은 ‘오너 리스크’에 빠진 기업들은 리더십 부재로 인해 의사결정 등이 미뤄지거나 늦어지면서 각종 사업 차질을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새해에도 상황은 그리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집권 2년차를 맞은 정부와 정치권이 경제민주화 후속 고삐를 늦출 가능성은 적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상당수 기업 총수가 구속됐거나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향후 수사 상황에 따라 ‘영어의 몸‘이 될 오너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실적 악화에 오너 공백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들은 올해에도 더 심해질 난국을 헤쳐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요그룹 중 SK, CJ, LIG, KT, 태광, 한화, 동양, 효성의 총수가 배임 또는 횡령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STX의 경우 오너가 경영 실패로 물러났다. 현재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21명 중 절반 이상이 검찰 수사, 경영난 등으로 사실상 공석인 상태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내부거래 규제 법안, 오너 일가의 경영 지배를 제한하는 내용의 상법개정, 재벌 총수의 경제범죄에 대한 대통령 사면권 제한 등 잇단 규제책을 내놓으며 재계를 압박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업 투자는 해마다 줄고 있어 올해에도 투자 위축이 우려된다. 전경련은 지난해 9월초 창조경제 핵심인 연구개발(R&D) 인력 1만5000여명을 양성하고, 바이오, 전지, 로봇 등 신산업 창출에 37조원을 투자겠다고 선언했지만, 실제 투자는 크게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지난달 18일 ’정기적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당장 직원들에게 수당과 퇴직금 등을 보다 많이 지출하게 된 것도 기업에게는 부담이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급여ㆍ퇴직금 부담만큼 기업이 투자를 줄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일부 대법원 판결이 모호해 향후 노사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해마다 연말이면 경영계획을 세우곤 했지만, 상당수 기업이 올해 예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너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임원은 물론 실무자까지 잇달아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어 내부 분위기가 더 뒤숭숭하다. 고위 임원이 검찰 조사 대상일 경우 해외 출국금지 조치를 받아 수출 상담, 수주계약, 인수합병(M&A) 성사 등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검찰에서 해외 거래 내역을 모두 가져오라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거래 상대국 기업의 장부까지 들추게 되는 것”이라며 “이는 기업 간 국제거래 관행을 크게 벗어나는 것으로, 상호 불신을 초래해 거래선이 끊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도 기업들은 새해에는 압수수색이나 구속 대신 흑자, 고용ㆍ투자 확대 등의 단어가 오르내리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치권이 경제단체장 간담회, 오찬 회동 등을 통해 투자 독려만 하지 말고 ‘기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인 수난시대는 마감했으면 좋겠다”며 “지난달 경제5단체가 여야 정치권과 협의체를 꾸린 것처럼, 정ㆍ관ㆍ재계는 물론 노동계까지 합심해 어려운 경제 상황을 헤쳐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k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