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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낙타 바늘구멍 뚫기…알바전쟁
200여명 알바생 선발에 5200명 몰려
공정성 우려 경찰관 입회 추첨할 정도

수능시험 종료·대학교 겨울방학 돌입
정규직 가야할 고학력·고연령층까지 가세
3분기比 구직자 400%늘어 공급과잉 현상


“편의점 아르바이트 면접만 5번 넘게 봤는데, 매번 ‘연락 준다’는 말만 하고 뽑아주는 데는 없어요. 겨울방학 끝나면 그만둬야 하니까 안 뽑는 걸 수도 있고…아직 대학생이 아니니까….”(서울 소재 한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A 군)

“토익학원부터 자격증 시험까지 방학 때 들어가는 돈이 장난이 아니잖아요. 조금이라도 보태려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데, 도무지 빈자리가 없어요. 아무래도 겨울에는 수능 끝난 고3 애들이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니까….”(서울 소재 한 사립대학교 3학년 재학생 B 씨)

‘26 대 1’. 공무원 시험이나 어느 알짜배기 땅에 있는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아니다. 이 숫자는 지난 20일 인천시가 뽑은 대학생 동계 아르바이트의 평균 경쟁률. 총 200여명의 아르바이트생을 선발하는데 5200여명이 몰렸다. 공정성 시비를 우려해 ‘당첨자 추첨’에는 경찰관까지 동원됐다. 선발된 이들은 인천시청과 산하기관 등에서 월 86만원을 받고 사무보조 등 일을 하게 된다. 비교적 많지 않은 보수의 아르바이트임에도 엄청난 인파가 몰린 것이다.

지난달 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데 이어 각 대학이 속속 겨울방학에 돌입하면서 아르바이트 시장의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 27일 취업ㆍ아르바이트 포털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아르바이트 시장은 올 4분기부터 줄곧 ‘공급 과잉’ 현상을 겪고 있다. 수능시험을 끝낸 수험생들과 취업준비금을 마련하려는 대학생, 최근 급증하고 있는 중장년층 아르바이트족들이 일제히 채용시장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의 올 3~4분기 이력서 등록 증감 추이를 분석한 결과, 올 3분기의 아르바이트 구직자 수는 6만3862명에 불과했지만 수능시험 종료ㆍ대학교 겨울방학 돌입 이후인 4분기에는 8만9452명으로 약 30%나 증가했다. 알바몬 관계자는 “아르바이트 채용공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하고 있는 반면, 아르바이트 구직자 수는 올 4분기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나 전체적으로 아르바이트 시장의 경쟁이 심한 상황”이라고 했다.

또 다른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천국 관계자 역시 “수능이 끝난 이후 10대 아르바이트 구직자의 이력서가 3분기와 비교해 400%가량 늘어난 상황”이라며 “한꺼번에 구직자 수가 늘어나다 보니 일시적인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아르바이트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데에는 ‘중장년층 아르바이트족’의 증가도 한몫을 했다. 정규직 시장에 있어야 할 고학력ㆍ고연령 구직자들이 경제난에 아르바이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알바몬에 따르면 알바몬에 학력정보를 공개한 이력서 중 고졸ㆍ전문대졸 등 학생이 아닌 졸업자의 이력서가 1만9831건(전체의 약 64%)에 달했다. 이 가운데 절반은 2년제 대학졸업 이상의 고학력자(32%)였다.

알바천국의 신규 가입자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60대 이상 가입자 수는 2007년에 비해 2012년 7.9배 증가했고, 50대 가입자 수도 7.5배 늘어나 아르바이트 구직자의 연령대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현재 아르바이트 시장에서는 근무가 편한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수십 대 1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알바몬의 직종별 채용 공고 수와 공고당 지원자 수를 분석한 결과, 대표적인 인기 아르바이트 직종인 ‘이벤트ㆍ행사스태프’의 경우 총 1266건의 공고에 2만6692명이 지원해 약 20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영화ㆍ공연ㆍ전시’ 분야의 아르바이트 경쟁률은 약 15 대 1(총 공고 수 1688건, 지원자 수 2만6768명)이었다.

이 외에도 ‘매표ㆍ수표원’, ‘놀이공원’, ‘통ㆍ번역’, ‘연구보조’ 등이 1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해 올겨울 인기 아르바이트로 꼽혔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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