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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단해지고, 잘달리는’ 신형 제네시스, 3개 주행모드 연비는?
[광주ㆍ영암=김대연 기자]현대차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국내마케팅 실장인 김상대 이사는 ‘46년 기술의 총결집체’, ‘미래를 위한 선언’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2008년 1월에 출시한 1세대에 이어 6년만에 풀 체인지 된 신형 제네시스 이야기다. 매장 전시용 숫자를 감안하더라도 준대형 프리미엄 차량이 출시 초반 하루 평균 530대씩 계약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영업일 기준으로 18일 만에 1만대를 돌파, 같은 시기 구형 제네시스 보다 3배나 빠르다. 도대체 어떤 차량이길래 제조사와 고객들에게 작심하고 만들었다는 표현이 나올까.

시승은 지난 17일 광주공항에서 함평CC간 약 50㎞ 구간, 그리고 영암 F1 경기장내 서킷에서 G380 프레스티지로 진행됐다. 우선 외관은 좀더 날렵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었다. 기존 날개 모양의 ‘윙셰이프 그릴’대신 대형 ‘헥사고날 그릴‘을 적용한 탓이다. 일각에선 점잖았던 옛 디자인이 낫다는 평가도 있지만 굵직한 선들을 살려낸 만큼 웅장하진 않더라도 강인한 느낌은 물씬 풍겼다. 

똑똑하다는 트렁크도 시험해봤다. 스마트키를 들고 주변에 3초가량 머물자 경고음과 함께 트렁크가 스르륵 열렸다. 버튼을 눌러 자동으로 닫힐 때도 장애물이 있으면 알아서 멈췄다. 경고음이 울리는 동안, 1m 밖으로 움직이면 트렁크는 열리지 않았다. 


내부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웠다. 주력트림(3.3프리미엄:5260만원) 기준으로 독일 프리미엄 차량(벤츠 E300 엘레강스: 6780만원, BMW 528i: 6790만원) 대비 1500만원 가량 가격 차이가 있지만 마감이나 재질은 크게 차이가 없었다. 다만 스티어링 휠(운전대)의 고급화가 아직 더디다는 점은 아쉬웠다.

시동 버튼을 눌렀지만 차는 조용했다. 두세차례 확인을 하고 나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직접 타보니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주행성능이었다. 가속 패달을 밟는 느낌이 완전히 달라졌다. 훨씬 단단해 졌으며 살짝만 밟아도 탄력을 받으며 속도가 급상승했다. 빠른 응답성이 강점인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스티어링(R-MDPS)’을 현대차 최초로 적용, 코너링도 좋아졌다. 칼로 잰 듯한 독일 명차의 움직임 만큼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급격한 코너링만 아니라면 구분하기 힘들다는 주장이 다수였다. 


변속 충격도 거의 없었다. 그러나 기어 단수가 높은 고속 구간에는 클러스터(계기판)의 RPM이 5000rpm을 넘어갔다. 주행 시 충격을 분산시켜주는 앞뒤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 왠만한 과속방지턱은 크게 속도를 줄이지 않더라도 부드럽게 넘어갔다. 

물론 신형 제네시스는 5년만의 풀체인지에도 불구하고 파워트레인이 변경되지 않았다. 토크도 기존 모델 대비 불과 0.2kgㆍm 증가한 데 그쳤다. 최고출력은 기존 대비 오히려 20마력이 떨어졌다. 하지만 탄탄한 차체와 첨단 조향장치 등의 조합으로 오히려 주행감은 개선됐다. 특히 국내 최초로 적용된 전자제어식 AWD시스템은 주행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반응하며 각각 4개의 바퀴에 최적의 구동력을 배분했다. 


역시 아쉬운 점은 연비였다. 3가지 드라이빙 모드로 연비를 측정해본 결과 노멀(일반) 모드에선 6.3㎞/ℓ가 나왔다. 에코 모드로 발끝 신공을 가미한 연비 운전을 진행했을 경우에는 9.5㎞/ℓ, 질주 본능의 스포츠 모드에선 5.7㎞/ℓ가 화면에 찍혔다. 실제 구형 제네시스의 공인연비는 9.3~9.6㎞/ℓ 였지만 신형 제네시스는 9.0~9.4㎞/ℓ로 소폭 감소했다. 초고장력 강판을 더 많이 사용하고, 4륜 구동시스템이 추가됐기 때문이라는 게 현대차측 설명이다. 하지만 경쟁 모델인 BMW 528i의 연비는 11.7㎞/ℓ, 벤츠 E300은 10.3㎞/ℓ 수준이다. 

분명 현대차가 작심하고 만든 차량이었다. 강건한 차체를 바탕으로 BMW 5시리즈에 버금가는 주행성능을 보였다. 다만 합격점을 받은 주행성능과 안전성 못지 않게 독일 명차의 연비 기술력까지 보여줬다면 하는 아쉬움은 남았다.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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