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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업 장기화..국민 불안만 늘렸다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경찰의 노조지도부 체포 작전이 실패로 끝나면서 23일 보름째를 맞은 철도노조파업은 ‘역대 최장기록’이라는 달갑잖은 수식어만 붙인 채 장기화 수순을 밟는 모양새다. 파업 초기의 노(勞)-사(社) 대결이 노(勞)-정(政)대결로 비화하고 있어서다. 시민의 발인 열차는 여전히 옴짝달씩 못하는 가운데, 철도사고는 연이어 터져 불안감은 더해가고 있다.

▶ 옴짝달싹 못하는 나라의 발, 사고도 빈발 = 시민과 산업계의 발이 돼 온 열차는 ‘완전 정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코레일이 파업 이후 투입된 대체인력의 피로도 등을 고려해 파업 3주째인 23일부터 여객수송열차의 감축운행을 계획했기 때문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그동안 주중 기준으로 83%대의 열차 운행률을 23일부터 76%로 낮춰 운행에 들어간다. KTX는 73%대, 새마을호 56%, 무궁화호(누리로 포함) 61.5%, 통근형동차 60.9%, 수도권 전동열차는 85.7%로 각각 운행한다. 화물열차는 30.1%까지 떨어진다.

이나마 파업이 지속되면 파업 4주차인 오는 30일부터는 필수유지 수준으로 운행률을 다시 조정한다. 이 경우 화물열차 운행률은 20%로 기존(30%대)대비 더 떨어진다.

설상가상으로 빈발하고 있는 사고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 23일 새벽엔 대구역에서 6㎞ 떨어진 선로 신설 구간에서 작업용 궤도차가 선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 경부선 상행선 모든 열차의 운행이 중단됐다. 이 사고로 KTX·새마을호·무궁화호 등 대구를 통과하는 경부선 상행선 모든 열차의 운행이 중단됐다. 이번 사고는 파업 이후 발생한 탈선 및 인명사고를 합쳐 세번 째다.

▶철도파업 언제 끝나나= 경찰이 민주노총 본부를 전격 진입한 후 민주노총이 23일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하면서 철도노조의 파업도 언제 끝날지 기약할 수 없게 됐다. 철도노조는 이날 “폭력 탄압으로 민영화 반대 파업을 중단시킬 수 없다”며 “경찰 탄압으로 파업을 철회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파업 철회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철도노조는 작년 3월부터 노조원 2만400명으로부터 기본급의 1.8%씩 모아 총 133억8000만원을 적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해고자들에게 67억원을 지급했다. 향후 파업 과정에서 해고자가 더 발생해도 막대한 노조기금을 기반으로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민노총과 야권이 합세한 철도노조에 맞서는 정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도 한치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22일 재차 대국민호소문을 내 노조원의 현업복귀를 촉구했다. 23일 최연혜 코레일사장도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대체인력 신규채용 계획을 밝힌다. 이번 파업이 1개월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는 이유다.

한편 현업에서 일터로 돌아간 파업복귀자는 23일 현재 1000명을 넘겨 복귀율이 10%를 넘겼지만 열차 운행률은 더 내려가고 있다. 열차를 움직이는 핵심인력인 기관사들의 복귀가 극히 저조해서다. 현재 기관사 직렬의 파업복귀율은 1%도 넘지 못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기관사 직렬의 경우 다른 직종과 달리 하나의 (파업)조직으로 구성돼 복귀가 저조하다”며 “노조지도부의 복귀명령 전엔 돌아오는 인원이 극히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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