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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1년 새누리당>청와대만 바라보는 외눈박이 거인
새누리당의 고공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2년 전 서울 무상급식 찬반투표,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 한나라당 시절의 악몽은 이제 옛날 이야기가 됐다. 총선 과반 확보, 득표율 50%를 넘은 대통령 배출, 보궐선거까지 연승을 계속했다. 그러나 요즘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이런저런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히 흘러나온다. 불안한 경제 상황, 지지부진한 민생법안 처리 속도, 참신한 새 얼굴의 부재 등 뭐 하나 깔끔한 것이 없다는 비판이다. ‘원하는 카드를 주고, 또 원하는 카드를 받아와야 하는’ 협상이 되지 않으니, 정책을 뒷받침 할 수 있는 법안 처리 하나도 힘들기만 할 뿐이다.

새누리당이 그나마 국정운영에서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자부심은 높은 지지율이다. 48.8%로 2위 민주당과 격차는 2배가 넘는다.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창당해도 43.9%로 지지율은 부동의 1위다. 리얼미터가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전국 유권자 2500명을 대선으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임의번호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한 정당지지율 조사 결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그런데 이같은 높은 지지율의 실체는 새누리당이 집권여당의 역할을 제대로 해서 얻은게 아니라 야당의 헛발질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새누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민주당이 너무 못해서 얻는 반사이익”이라고 말할 정도다. 수도권 출신 한 초선 의원은 “보수를 대표하는 유일한 당에 대한 공고한 지지가 기본이고, 여기에 정국 불안감을 배증시키고 있는 야당의 불안한 모습이 더해진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의 헛발질 외에 기댈 게 없게 만든 것은 새누리당 스스로의 탓이다. 집권 1년차라는 이유로 청와대에 모든 결정 권한을 넘겨준 당의 현 주소는 ’무기력’ 그 자체다. 청와대의 고집 앞에서도 탈당까지 불사한 소장파의 단식과 저항, 조언으로 여야 합의문을 3차례나 만들었던 한미FTA 국회비준 때의 패기와 활력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특정계파의 독주도 무기력증의 원인이다. 당 대표는 대통령과 조금 먼 ‘원박(遠朴)’, 대표를 둘러싼 원내대표와 사무총장 등 대부분 당직자는 자칭 ‘친박(親朴) 중의 친박’이다.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하고, 때로는 국민들의 시선에서 반대 행동도 할 수 있는 비판 세력이 없다. 그나마 ‘비박(非朴)’이라 부를만한 중진, 소장파들은 잔뜩 몸을 움츠린 형국이다. 독주는 독단을 낳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꽉막힌 정국을 풀려면 야당이 받을 만한 카드를 던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강경파에 의해 무시당하기 일쑤다. 대선 꼭 1년이 지난 18일에도 새누리당 지도부 회의는 청와대 주문을 이행하라는 대야권 압박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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