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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당선1년 전문가들의 조언>정치 못살리면 경제도 못살려... 무리했던 공약은 소통으로 이해구해야
‘약속과 소통, 그리고 국민대통합’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세가지 ‘슬로건(slogan)’이었다. 그런데 전문가들이 박 대통령의 지난 1년에서 가장 미흡한 부분으로 꼽은 것도 역시 이 세 가지다. 남은 4년의 임기 동안 이 세 가지 과제만 잘 수행해도 대선에서 얻은 과반수 득표 이상, 또 외연을 넓혀 ‘박수’를 받으며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외교분야에서는 미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 지역에서 얽히고 설힌 다자간 외교현안을 슬기롭게 풀어달라는 주문이 많았다.

가장 많은 지적이 집중된 부분은 박 대통령이 가장 강조한 ‘약속’이었다.

양승함 연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장은 “국민대통합 공약을 전혀 안하고 있다”면서 “복지부문 공약도 할 수 있는 것은 의지를 갖고 하고 아닌 부분은 국민에 양해를 구하고 못한다고 확실히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책임총리 책임장관제 강조했는데, 책임총리는 커녕 책임장관제도 안하니, 이런게 공약 후퇴로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공약실천이 미흡한데, 경제민주화의 경우 공약에 대한 입장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지킬 수 있는 약속은 지켜야 하지만, 지키지 못할 약속은 국민의 양해를 구해야 하는데 소통 부재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승함 교수는 “국회를 일부러 모른척하는 데, 이는 결국 고립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고, 그러면 경제활성화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정치를 배제하고 경제를 살릴 수는 없다”며 “경제만 제대로 살려놓으면 다른 불만은 해소될 수 있는데 내놓은 경제정책들이 너무 사소해 경제살리기에 전혀 주효한 것 같지가 않다”고 평가했다.

경제정책에서 과제가 많다는 정치학자들의 지적은 경제전문가들의 평가에서도 더욱 뚜렷히 드러났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실질 경제성장률이 계속 잠재 성장률을 믿돌고 있는데, 성장률을 회복시키기 전에 일자리, 복지재원 얘기하는 것은 뜬구름 잡기”라며 “예전 ‘747’등과 같은 비전과 목표를 내세우고 경제팀을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고용율 70%달성 목표는 “공무원에만 맡기면 일자리 쪼개서 계약직만 만들 수 있다”고 경계했다.

윤창형 금융연구원장은 “부동산, 가계부채 문제가 쉽지 않은 과제인데 이 문제 해결 없이 경제활성화는 어렵다”면서 “창조경제도 이제 사업의 정체와 핵심목표를 구체적으로 내놔 모호성을 해결해야 할 때”라고 충고했다. 윤 원장은 특히 “노조파업, 국회 정쟁 등은 불안정성 증대 요소”라면서 “정쟁이 경제 발목을 잡아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 만들면 경제순환주기상 2015년 쯤 올 경기정점을 채 맞이 하지도 못하고 내년 경제가 다시 내리막을 걸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비교적 긍정적 평가가 많은 외교분야에 있어서도 최근 한일 갈등에 이어 한중, 한미간 이견이 불거지는 데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높았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일본과 과거사 문제로 계속 대립을 해왔는데, 창조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우리 입장만 100% 관철하겠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한 협상 태도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지역협력 문제에 있어서 심도있는 논의가 안되고 있는 데, 대국적인 차원에서 한일 관계를 잘했으면 하는 것이 남은 4년에 대한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준석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다수의 대통령들이 임기 안에 뭔가 끝내려고 설익은 안들을 내놓다 실수와 실책을 했다”면서 “뭔가 큰 것을 얻으려 하지말고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작은 부분이라도 이루는 게 낫다”고 제언했다. 특히 대북관계에서는 ‘서해북방한계선(NLL) 문제를 해결하겠다’거나, ‘백두산을 열겠다’는 식의 한건주의를 경계했다.

최근 중국과 미일 동맹 사이에서 벌어지는 동북아시아 긴장국면에 대해서는 “지금은 어떻게 보면 선택을 강요 받는 시기인데, 어느 한측의 기분을 크게 상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당히 균형을 잡아가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며 “중국 편에 서도 안되고 미국 편에만 서도 안된다”고 당부했다.

최정호ㆍ김윤희ㆍ홍석희 기자/choijh@heraldcorp.com



<도움말씀 주신분>윤창형 금융연구원,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양승함 연세대 사회과학대학 학장,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 김준석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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