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전직 대통령까지 비하…영화평점 테러 도 넘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모델로 삼은 영화 ‘변호인’의 극장 개봉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일부 네티즌의 ‘평점 테러’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현대사를 다룬 영화들이 평점 테러와 악의적 영화평에 시달리는 게 관습처럼 반복되는 양상이다.

이달 들어 인터넷 커뮤니티 일베에는 ‘변호인’에 평점 1점을 매기자는 독려 글이 수차례 올라왔다. “30초면 된다. 개봉 전 평점을 5.18로 맞추자”, “별점은 낮게 매기고 댓글엔 따뜻한 말을 적어놓자. 그럼 반대편에서 뭐라 반박 못한다” 등의 게시글이다.

영화를 응원하는 측도 평점 달기에 가세, 16일 현재 ‘변호인’의 네이버 영화 사이트엔 개봉도 안 한 시점에 무려 2만6000여개가 넘는 영화평이 올라왔다. 1점이나 10점 등 극단적 평점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5.98점으로 개봉 전 평점은 점점 떨어지는 추세다.

문제는 악의적인 글마저 포털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시민 최모(38) 씨는 “평점은 본인의 자유겠지만 고인 비하 글 등을 여과 없이 보게 하는 것은 포털의 관리 부실이 아니냐”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변호인’에 평점 1점을 매긴 영화평 중 상당수는 고인의 죽음을 조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내가 떨어지는 게 아니다. 지구가 나에게 다가오는 거다!”(아이디 gray****), “우리는 당신을 기억합니다. 부엉이바위를 한국 최고의 명소로 만든 당신의 업적을”(아이디 aue2****), “포스터가 자꾸 땅바닥으로 떨어지더라니”(dusw****) 등이다.

네이버 측은 “플랫폼은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직접적 욕설은 삭제하지만 꼬거나 에둘러 표현한 글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삭제를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그러나 “제주 4ㆍ3 사건을 다룬 ‘지슬’이나 ‘천안함프로젝트’ ‘26년’ 등 민감한 내용을 다룬 영화들에 평점 테러와 악의적인 영화평을 가하는 일이 반복되고, 그냥 방치하는 일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지웅 기자/plat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