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대형마트 수천만원 외제차 경품 ‘눈총’
상품의 질 · 가격으로 경쟁한다더니…
BMW · 아우디 앞세워 고객몰이
“외제차 내건 경품행사 안한다”
홈플러스 · 이마트, 약속 뒤집어

고가차량 구입비, 보험사서 제공
응모고객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대형마트들이 최근 고가의 외제차를 경품으로 내건 행사를 경쟁적으로 진행하며 고객몰이를 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정한 가격 이상을 구매한 고객에게 응모권을 나눠주고 당첨되면 1ㆍ2등에겐 6000만원을 호가하는 BMWㆍ벤츠 등을 준다며 소비를 유도하는 것. ‘마트의 경쟁력은 가격에 있다’며 2004~2006년 성행했던 외제차 경품 행사를 자제하던 대형마트가 7년여 만에 스스로 말바꾸기를 한 셈이다.

경품으로 내건 차량 구매 비용은 일부 보험사가 댄다. 경품 행사에 응모한 고객의 휴대폰 번호 등 개인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오는 19일 ‘가을愛 드리는 경품 대축제’ 경품 행사의 당첨자를 발표한다. 10월 10일~11월 27일까지 진행한 것으로, 1등에겐 6000만원이 넘는 아우디Q5(2.0 TDI 콰트로) 또는 BMW520d 중 하나를 준다. 2등에겐 3000만원 상당의 한샘 인테리어 새단장 지원금을 내걸었다.

홈플러스의 이 같은 외제차 경품 행사는 연달아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지난 7월~9월까진 ‘홈플러스 더위탈출 이벤트’라는 이름으로 1등에겐 벤츠 E200, 2등에겐 BMW미니쿠퍼를 내걸고 당첨자에게 나눠줬다.

한 달이 멀다하고 진행한 행사이지만 정작 홈플러스 본사에선 경품 행사의 효과를 부인했고 일부 지방ㆍ지역단위 매장의 자체 행사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 시선을 사로잡는 측면에선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매출에 큰 도움을 받는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본사 차원에선 외제차 경품행사를 안 하고, 로컬 스토어 마케팅 차원에서 일부 지역 점장이 인근 자동차 영업소와 손잡고 이벤트를 여는 경우는 있다”고 했으나, 본지가 취재에 들어가자 “본사 차원에서 하는 행사가 맞다”고 시인했다.


이마트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경기도 일산 백석점 등 이마트 매장엔 ‘자동차도 생활도 업그레이드’<사진>라는 이름으로 1등에겐 BMW 520d를, 2등에겐 BMW 1시리즈 어번라인을 경품으로 걸었다. 이마트 본사 관계자는 “2006년께까지 대대적인 경품행사를 했지만 그 이후론 마트의 본질인 상품 가격을 낮추는 데 충실하기 위해 외제차를 내건 행사를 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과 딴 판이다. 이 관계자는 “마트는 반복구매를 하는 곳이어서 고가의 경품이 걸린다고 해서 사람이 많이 오거나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홈플러스와 이마트의 주요 매장의 경품 행사에 응모함엔 응모권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대형마트의 이런 외제차 경품 행사는 신한생명 등 보험사들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어 고객 개인정보의 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험사가 고가의 차량 구입비를 대고, 마트는 응모권에 적힌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제공하는 형태로 협력 체제가 가동되고 있는 것. 실제 회사원 김모(29ㆍ여)씨는 최근 거래를 하지 않는 한 보험사 직원에게서 보험 가입 권유 전화를 받고, 자신이 홈플러스 경품 행사 응모권에 적은 개인정보가 유통되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 찜찜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9월에 진행한 경품 행사엔 신한생명, 동부화재 등 9개 금융사가 참여해 외제차 등의 구입비용을 댄 것”이라며 “행사 응모 고객의 휴대폰 번호 같은 개인정보가 이들 금융사에 제공되는데, 정보제공 동의를 한 고객에 한 해 보험 가입 권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개인정보 제공이 꺼림칙한 고객이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하면 향후엔 보험사가 개인정보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