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꾸준히 증가 추세

이건희 회장 11.5조ㆍ정몽구 회장 7.5조…절반 넘어

“금융위기 후 삼성전자ㆍ현대자동차 ‘쏠림현상’ 심화”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불황이 계속됐지만, 30대 그룹 총수 가족 보유 주식 가치는 30조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계 1ㆍ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총수인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회장 가족의 상장 주식 자산 증가액이 30대 그룹 전체의 3분의 2에 육박했다. 이에 대해 재계 일부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특정 산업과 기업, 총수로 자산의 ‘쏠림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16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총수와 직계가족 119명이 보유한 상장사 지분 가치는 지난 12일 현재 모두 49조1660억원으로 5년 전인 2008년 12월 12일의 20조1780억원보다 28조9천880억원(143.7%) 증가했다.

총수 가족이 보유한 상장 주식 가치 증가율은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의 배에 육박하고 1인당 국민소득 증가율의 6배에 달했다.코스피는 1103.82에서 1967.93으로 5년 새 78.3% 상승했으며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2008년 1만9161달러에서 올해 2만4044달러(예상치)로 25.5% 증가했다.

국내 최고 주식 부호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가족의 주식자산 증가 규모가 가장 컸다. 이건희 회장과 부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가족 3명이 보유한 상장사 주식 가치는 2008년 2조2830억원에서 올해 13조8710억원으로 11조5890억원이나 증가했다.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은 비상장 계열사 주식만 갖고 있다.

이건희 회장 가족의 상장 주식 자산 급증은 삼성생명이 2010년 상장한데다,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46만5000원에서 141만원으로 3배 뛰었다.

2위 정몽구 현대차 회장 가족(5명)의 보유 상장 주식 가치는 2조2810억원에서 9조7830억원으로 7조5020억원 늘어났다. 현대차 주가가 5년 전 4만2000원에서 현재 23만원으로 5배 넘게 상승한 덕분이다. 이 회장과 정 회장 가족의 상장 주식 자산 증가액을 합하면 모두 19조910억원으로, 30대 그룹 전체의 65.9%를 차지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가족(6명)의 주식 가치는 1조9260억원, 최태원 SK㈜ 회장 가족(2명) 1조6360억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가족(3명) 1조1050억원 등으로 1조원 넘게 늘었다.

또 개인별 보유 주식 가치 증가액도 이건희 회장이 가장 많았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상장 주식 가치는 1조3880억원에서 11조1590억원으로 5년 새 9조7710억원 급증했다. 이어 ▷정몽구 회장 5조240억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2조4690억원 ▷최태원 회장 1조6340억원 ▷홍라희 관장 1조230억원 등의 순으로 많았다.

▷이재용 부회장(7940억원) ▷정지선 회장(6060억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5240억원) 등 2ㆍ3세 경영자들의 보유 주식 가치도 크게 불었다.

반면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가족(5명)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가족(3명)이 보유한 상장 주식 가치는 5년 동안 각각 1000억원씩 줄었다. 그룹 해체 위기를 맞은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상장 주식 자산은 850억원에서 110억원으로 87.1% 급감했고,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가족(6명)의 상장 주식 가치는 510억원에서 30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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